디즈니의 판권 자랑…패러디·재치 넘치는 '주먹왕 랄프2'
디즈니의 판권 자랑…패러디·재치 넘치는 '주먹왕 랄프2'
  • 연합뉴스
  • 승인 2018.12.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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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괴물' 디즈니가 판권 자랑을 제대로 했다. 엄청난 캐릭터를 한 작품에 몰아넣은 디즈니의 무력시위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아이언맨과 '토이스토리'의 우디와 버즈 라이트이어, '스타워즈'의 C-3PO와 R2-D2 등 디즈니가 판권을 보유한 유명 캐릭터가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이하 랄프2)에 총집합했다.

2012년 개봉한 '주먹왕 랄프'의 속편으로 전작 주인공 '랄프'와 '바넬로피'가 그대로 등장한다. 전편이 오락실 게임기 속 세상을 다뤘다면 속편은 인터넷 세상으로 무대를 넓혔다.

속편 역시 지난달 21일 북미에서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더니 3주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선두를 차지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박스오피스 모조 집계 기준 17일까지 세계 시장 누적 매출이 2억8천만 달러에 이른다.

디즈니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작품 전체에 잔뜩 녹아있는 데다 기발한 패러디로 관객 웃음을 자아낸다.

아이언맨은 지난달 작고한 마블 명예회장 스탠리와 함께 팬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베이비 그루트는 팬들의 공격적인 질문에 "아이 엠 그루트"라는 유명한 대사로 답한다.

예고편이 공개됐을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바넬로피와 디즈니 공주들의 수다는 판권 자랑의 백미다.

백설 공주·신데렐라·오로라 공주·인어공주·벨·재스민·포카혼타스·뮬란·티아나·라푼젤·메리다·엘사·안나·모아나 14 공주의 수다는 오직 디즈니만 연출할 장면이다.

특히, 1937년 첫선을 보인 백설 공주부터 2010년 티아나까지 2D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아홉 공주는 '랄프2'에서 처음 3D 캐릭터로 재탄생했으며, 드레스가 아닌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관객 시선을 사로잡는다.

엘사의 셔츠에는 'Just Let It Go'라는 문구가 쓰였고, 신데렐라 티셔츠에는 'Got to go'(가야 해요)를 줄인 'G2G'가 새겨졌다. 또 백설공주 청바지에는 '사과'가, 포카혼타스 셔츠에는 달을 보며 우는 늑대가 그려져 있다.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자칫하면 스토리가 산만해지거나 볼거리 위주로 흐를 수 있지만 100년 가까이 이어온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는 역시 기본을 놓치지 않았다.

스크린을 꽉 채운 캐릭터의 향연만큼이나 '랄프2'의 서사 역시 탄탄하고 조밀하게 짜였으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징인 성장 담화와 삶의 교훈 역시 빼놓지 않는다.

전편 이후 랄프와 바넬로피는 6년간 '절친'으로 지냈다. 그러나 바넬로피의 게임기인 '슈가 러시'의 운전대가 부러지자 오락실 주인은 '슈가 러시'를 고물상에 팔기로 한다.

바넬로피의 게임기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랄프와 바넬로피는 '이베이'라는 곳에서 운전대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인터넷 세상으로 떠난다.

운전대를 살 돈을 구하기 위해 랄프는 '굴욕 동영상'을 만들어 '버즈 튜브'에 뿌리고, 바넬로피는 '슈가 러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인 레이싱 게임 '슬로터 레이스'를 접하고 레이서 본능에 눈을 뜨게 된다.

영화 속에 현실 세계의 온갖 웹사이트가 등장한다. 파랑새가 지저귀는 '트위터'와 거대한 '구글 타워', 초대형 마트 형태의 '이베이'는 물론 네이버, 라인, 카카오, 멜론 등 국내 유명 사이트 로고도 스쳐 지나간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듯하다.

랄프와 바넬로피의 관계는 우정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두 사람은 인터넷 세상에서 갈등을 겪지만 함께 이를 극복하며 한 걸음 더 성장한다. 전형적인 디즈니식 결말이지만 이것이 바로 디즈니의 미덕이다.

쿠키 영상 두 편이 삽입됐다. 한 편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도중에 나오고 나머지 한 편은 엔딩 크레딧마저 모두 올라간 뒤에 나온다. 보지 않아도 무방한 내용이지만 두 편 모두 꽤 재미있는 코믹 영상이니 급하지 않다면 보고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2019년 1월 3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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