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치유 가능도시 전주!
전통예술치유 가능도시 전주!
  • 장걸
  • 승인 2018.12.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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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직장인 스트레스 아시아 1위, 40대 남성 사망률 세계 1위, OECD 국가 중 교통사고율 세계 1위, 강간 발생 보고율 세계 2위 등 극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빈번한 사건, 사고 및 이에 대한 대처방법의 미숙, 사회적 기반 부족 등으로 인해 PTSD(불안장애의 일종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고위험 사회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적절한 관리 시스템이 부족하여, 사회적 비용 감소와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 측면에서 치료·치유 기관이 매우 절실한 실정이다.

 국내 예술치료는 1980년대 미술치료를 시작으로 전개되었지만 ‘치유’개념의 사용에 대한 역사는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치유체험을 강조하는 예술교육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입시교육에 치중하는 교육 현실에서 예술교육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예술을 전공한 젊은 전공자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활성화되지 못한 전국의 문화기반 시설들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예술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목표를 설정했다.

 ‘예술치유’의 개념은 현재까지 완전하게 합의되지 않았으며 ‘건강을 위한 예술, 예술과 웰빙, 예술과 치유, 공동체 예술 등’의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용어들은 감정의 정화능력인 카타르시스(catharsis)에 배경을 두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예술치유는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예술활동을 통해 자신 안에 있는 잠재력과 인간의 본질적 특성을 능동적으로 끌어내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대상자의 자기회복력(self-recovery)과 회복탄력성(resilience)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자신의 문제점이나 갈등 및 고통을 스스로 완화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예술치유’와 ‘예술치료’의 개념이 국내에서는 혼용되고 있어 그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박미리(2012)’ 연구자는 ‘치유(Healing)는 감성적 부분과 자가 치유력을 중심으로, 치료(Therapy)는 구체적 처치방법이 제시되어야 하는 의료적 치료를 중심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예술치유를 감성적 영역까지 포함한 예술행위를 하면서 자가 치유력이 향상되는데 더 초점을 둔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다.

 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살아있는 가축의 대규모 살처분에서 사람들은 자율성의 완전한 상실감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스트레스 반응을 경험하는데, 살아 있는 가축을 도살하였을 뿐 아니라 이동의 제한 등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외상적 경험을 하였으며, 6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우울, 불안, 회피 등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국내 관련 공직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며 이와 유사한 직업군들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때문에 트라우마에 노출되는 업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기능저하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공공서비스직무자, 유사직군 종사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체계적인 보건의료 시스템과 함께, 예방과 회복에 초점을 맞춘 치유 경험을 주고 예술을 통해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기법을 제공하는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예술치료와 예술치유는 다른 나라에 비해 늦게 시작하였으나 질적 양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음악, 미술, 연극 등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기초예술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전통예술을 활용한 프로그램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때문에 전주가 가지는 풍부한 전통문화자산과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하여 전통예술을 활용한 예술치유 관련사업을 추진하게 된다면 관련분야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공공부문 및 감정노동자, 위기 가정, 치매 예방 등의 수요도 매우 많다고 할 수 있어 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는 전통예술치유가 가능한 도시이며, 시민과 국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지역이다. 국립무형유산원,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주한벽문화관 등 관련 인프라의 활용성을 높임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힘겨운 삶에 쉼표가 되는 전주가 되길 희망한다.

 장걸<(재)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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