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생존 액션의 진화·게임 같은 비주얼…영화 'PMC:더 벙커'
고립생존 액션의 진화·게임 같은 비주얼…영화 'PMC:더 벙커'
  • 연합뉴스
  • 승인 2018.12.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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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로는 색다른 시도다. 상업영화 문법에 컴퓨터 게임 양식을 접목해 국내에선 보기 힘든 비주얼을 구현했다. 게임 유저나 참신한 장르를 기다리던 관객이라면 반색할 만하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PMC: 더 벙커'는 '고립 생존 액션' 장르의 진화를 보여준다. 5년 전 '더 테러 라이브'에서 방송국 스튜디오를 무대로 삼은 김병우 감독은 이번에는 지하 대형 벙커를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벙커에 갇힌 주인공이 극단적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매 단계 적을 물리치고 미션을 클리어하는 컴퓨터 게임을 보는 듯하다. 미션 난도는 단계를 거듭할수록 높아진다.

글로벌 민간군사기업(PMC·Private Military Company) 캡틴 에이헵은 미국 대선 날, 12명 대원을 이끌고 한반도 DMZ 지하벙커로 간다.

CIA가 현직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작아 보이자, 지지율을 높이려 북한을 끌어들이는 비밀 작전을 맡긴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는 약속된 타깃이 아닌 북한의 '킹'이 등장하고, 에이햅은 거액의 현상금을 챙기려 작전을 변경해 킹을 납치한다.

작전 성공에 들떠있던 순간 중국의 의뢰를 받은 또 다른 PMC가 지하벙커로 진입, 공격을 감행한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개입에 미국은 비밀 작전 증거를 없애려 에이헵 팀을 제거하려 한다.

졸지에 에이헵 팀은 미·중 양측의 공격을 받고 고립무원 상황에 놓인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킹이 크게 다치자 에이헵은 북한 의사 윤지의(이선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PMC'는 1인칭 시점 촬영과 드론 카메라 등을 활용해 관객을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마치 워룸(war room)에 앉아 실제 작전을 보는 것 같은 생생함을 준다.

시종일관 고막을 때리는 엄청난 총성과 배경 음악도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관객의 시선은 에이햅의 시선과 같은 곳을 향한다.

에이햅은 벙커 한쪽에서 모니터와 CCTV 등으로 시시각각 전황을 확인하며 영어로 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동시에 윤지의와는 '어이! 북한'이라고 부르며 우리말로 교신한다. 킹의 심장이 멈추지 않고 뛰도록 응급조치를 하는 것도 에이햅 몫이다. 에이햅은 상상 초월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뽐내며 난관을 극복해낸다.

이야기 자체도 단선적이지는 않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치열한 신경전에, 미국 불법 체류자들과 소외계층으로 구성된 PMC 대원들 사연, 남북한 사람 간 연대, 아이를 낳으러 병원에 간 아내를 두고 온 에이햅 개인사까지 담겼다.

이는 한정된 공간과 반복된 액션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피하고 극을 풍부하게 하는 요소다. CIA 팀장으로 나오는 배우 제니퍼 엘을 비롯해 외국 배우가 대거 등장해 영어 대사를 하다 보니 할리우드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이 영화 장점은 곧 단점이기도 한다.

"(멀티태스킹 연기를 하느라) 정신없었다"는 하정우의 말처럼, 보는 사람의 혼도 쏙 빼놓는다. 관객에게도 '멀티 능력'이 요구된다. 머리로는 줄거리를 따라가고, 눈으로는 한글 자막과 각종 모니터 속 전황을 확인해야 하며, 귀로는 우리말 대사를 들어야 한다.

현장감을 살리려는 음악은 때로 과하다. 이선균의 북한 사투리 대사가 음악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다.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후반부터 슬슬 피로감이 몰려올 수 있다.

'더 테러 라이브'와 '터널'에서 이미 끈질긴 생존력을 보여준 하정우는 생존 달인의 경지에 오른다. 원어민 못지않은 영어 실력에 촘촘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기대한 화끈한 액션보다는 내면 연기가 많은 편이다. 다만,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판단을 내리는 에이햅의 '갈지자' 내면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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