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주공장을 활용해 수소상용차 생산을 예고하면서 수소산업이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정부도 수소차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전북도는 엄청난 기회를 잡을 수도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수소산업, 현대·삼성 거대기업 유치기회

전북도는 현대와 삼성 국내 1·2위 기업과의 물밑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송하진 도지사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과의 단판을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의 수소상용차 생산공장과 관련돼 있다. 현대차는 전주공장을 조금 손봐서 수소상용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북도는 정부와 지자체의 보급계획 등을 근거로 생산 공장 증설을 요청할 것으로 풀이된다. 수소상용차를 전북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속내이다. 삼성도 그 연장선에 있다. 전북도는 삼성SDI와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핵심부품인 연료전지 생산 공장을 전북에 증설해 달라는 요청이다. 특히 삼성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과 연계돼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소상용차와 전기자동차,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은 연료전지 필요성에 맞물려 거대기업 유치기회가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다.

▲수소산업 후발주자 전북…일장춘몽(一場春夢)

기회와 함께 위기도, 위기와 함께 기회도 같이 오기 마련이다. 전북은 사실상 수소산업에 손을 놓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예로 전북에는 수소충전소가 1개소도 없었고, 수소차 지원금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달 정부는 ‘수소버스 시범도시’를 지정했다. 정부가 지정한 시범도시는 경남과 서울, 광주, 울산, 충남, 창원, 서산, 아산 등이다. 수소차와 관련 인프라 전혀 없는 전북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와 환경부, 국토부 등이 함께했다. 전북은 수소산업과 관련된 변방이었다는 사실이다. 또 현대차는 최근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에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을 가졌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을 확대하려는 조치다. 공장이 완공되면 오는 2020년 수소차 생산능력은 연 4만대 규모를 갖출 것으로 예측된다. 전북이 수소상용차 중심지를 외치는 사이 타지역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수소산업 선점, 기회를 남아

현대차는 유럽에 납품할 수소상용차를 오는 2020년부터 생산해야 한다. 전북도와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확충과 수요창출에 발맞춰 국내수요도 점진적으로 커진다. 현대차가 공장증설을 파격적으로 결정하고 지역에서 뿌리내릴 기회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송 지사는 현대차에 이를 강하게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전북에는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을 계기로 연료전지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이미 부안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내에는 연료전지와 관련된 연구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 클러스터 조성의 연장선에서 연료전지와 관련된 국가 연구기관을 추가로 유치한다는 전략이 있다. 이는 전기차와 수소차, 그리고 신재생에너지의 핵심부품이다. 이를 기회로 현대와 삼성과 같은 대형기업들을 유치할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북이 아슬아슬한 상황에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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