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흡연공간으로 전락한 어린이 공원
취객 흡연공간으로 전락한 어린이 공원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8.12.1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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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의 휴식과 놀이를 위한 공간제공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전주지역 어린이 공원이 취객들의 흡연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공원 내 어린이 놀이시설도 부서지고 허물어진 상태로 방치되면서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18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지역 도시공원은 237개소 1천417만㎡에 달하며 이중 절반이 넘는 139개소가 어린이 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일부 공원의 경우 편도 4차선 대로를 가로질러 건너야 갈수 있는 곳이 어린이 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가하면 가맥 집과 호프집이 밀집해 있는 유흥가 주변에 있어 어린이들이 실제 이용하는 게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택지개발 과정에서 주택가나 근린생활지역에 어린이 공원을 조성했지만 주변 업소들이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고 실제로는 술을 위주로 판매하는 곳으로 운영되면서 어린이들보다는 취객들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17일 저녁 전주 중화산동 지역 한 공원은 어린이 공원이라는 표시와 함께 금역구역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지만 주변 호프집 손님들이 가게에서 나와 흡연하는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공원 한쪽에 설치된 미끄럼틀은 녹슬어 이용하기 힘들어 보일 뿐 아니라 놀이시설 목조 구조물은 무너져 뾰족한 부분이 그대로 돌출돼 있었다.

 만약 어린이가 이용하려 했다가는 크게 다칠 수 있는 끔직한 장면이 연상됐지만 오랜 세월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보였다.

 매달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고 있고 수시로 단가계약을 맺은 업체와 함께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는 게 관할구청의 설명이지만 이 공원의 경우 어린이 공원이 아니라 도심 속 흉물을 방불케 하고 있다.

 공원 입구에는 주변 상가에서 버린 쓰레기 들이 그대로 방치돼 도심미관마저 훼손하고 있고 어린이 공원의 기능은 상실한지 오래다.

 이 때문에 규정에 따른 형식적인 어린이 공원 지정이 아니라 실제 어린이들이 쉽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어린이 공원으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 중환산동 지역 주민 이모(45)씨는 “중화산동만 해도 어린이 공원이 많은데 대부분 술을 파는 유흥가 주변에 있어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며 “관리도 중요하지만 실제 어린이 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을 어린이 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할구청 관계자는 “관할구역에 도시공원만 100여 곳이 훨씬 넘지만 담당직원은 3명에 불과해 시설관리에 한계가 있다”며 “어린이 공원의 금연단속과 시설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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