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향 정의주 문인화전 ‘천지자연과 함께 가는 길’
석향 정의주 문인화전 ‘천지자연과 함께 가는 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2.1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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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색의 농담만으로 가득 채워진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먹의 신선하고 깨끗한 정취에 취해있노라면, 천지자연의 기운생동함이 온몸으로 스며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가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 그 사색의 깊이와 울림의 발자취를 조심스럽게 따라가는 일이야 말로 전시를 관람하는 묘미이지 않을까?

 지난 시간, 석향(石香) 정의주 작가가 잠 못 이루며 준비한 작품은 화려한 색채를 걷어낸 부드러우면서도 문인화다운 필선을 중심에 두고 있는 것들이다.  

정의주 작가가 6년 만에 선보이는 세 번째 개인전의 테마는 ‘천지자연과 함께 가는 길’이다. 전시는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선보이고, 내년 1월 3일부터 13일까지 군산아트센터에서 2차 전시로 이어진다.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마음속의 산수풍경을 비롯해 문인화, 화조화, 병풍, 가리개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 중에서도 수묵의 번지는 기법을 터득해 첫 선을 보인 작품이 눈길을 끈다. 작품의 배경을 인위적으로 담지 않고 자연현상에 내맡겨 먹색을 자유자재로 표현한 후에 소나무, 갈대, 대나무, 단풍, 버드나무 등 각종 나무와 꽃을 그려넣은 것이다. 또 학과 텃새, 참새 등의 이미지도 배치해 재미있는 산수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정 작가가 서화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다. 당시 화조화의 대가로 이름을 떨친 조부 운정 정복연(1910-1983)이 낭곡 최석환(1808-?)의 포도도를 보여주었는데, 그 작품을 아로새기게 된 것이다.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고전을 공부해 왔던 석향은 고전과 현대감각의 균형이 남다른 예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정한 화풍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조형의지로, 독특한 조형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그의 발걸음이 주목되는 이유다.

정 작가는 “아직은 희미하게 보이는 길이지만, 그 길 끝 언젠가는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아가 그 결과물로 대중 앞에 평가받고 싶다”면서 “많은 시련을 통해서 이루고 또 보여지겠지만, 지금은 많은 것을 시도해보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만들어 고뇌와 수련을 통해서 그 산물이 독창성, 작품성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부문 우수상, 한국예총 미술부문 전북지회 공로상, 전북미술대전 우수상, 월간서예대전 우수상, 강암서예대전 최우수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예술의전당 한국서예 청년작가전에 선정됐다.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부문 초대작가와 심사위원, 대한민국서도대전 초대작가,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전담교수, 한국미술협회 문인화분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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