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군산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8.12.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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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와 사람 사는 세상과는 비슷한 점이 많다.

 정상에 등극하려면 땀과 눈물을 흘리는 고된 훈련이 수반된다.

또 정상에 도달하기 전 한 번쯤 슬럼프라는 의도치 않은 고비를 접한다.

 이를 잘 극복하면 정상에 오르지만 굴복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분명한 것은 땀과 눈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설사 우연하게 성취를 했다 해도 정상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열광한다.

 군산이 비록 중소도시에 불과하지만 스포츠 명문도시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야구와 축구, 농구, 탁구 등 어느 종목 할 것 없이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기라성 같은 선수와 지도자들을 배출했다.

 외부에서는 군산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을 손꼽는다.

 작금의 군산은 사상 유례없는 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많은 시민이 군산의 앞날을 걱정한다.

더는 불안감이 확산하지 않도록 그동안 숱한 위기를 극복했던 군산의 저력을 믿고 희망의 메시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 답을 스포츠 철학에서 찾았으면 한다.

 경기 때 감독들은 공격이 막혀 게임이 풀리지 않으면 수비에 치중할 것을 독려한다.

 공격은 기복이 심할 수 있지만, 수비는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다.

 즉 득점을 못하더라도 수비를 잘하면 패배는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역설하면 군산도 마찬가지다.

 막연한 환상 빛 청사진은 과감히 떨치고 현실을 받아들여 시민들 간 단합된 힘으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야 한다. 다소 긴 시간이 걸려 각고의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현재 위기를 군산경제의 ‘백년지계(百年之計)’를 세우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그러려면 서로서로 돕는 ‘상부상조’ 정신이 전제돼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런 면에서 군산시 시책으로 발행한 지역 화폐 ‘군산사랑 상품권’이 시민들의 큰 호응속에 뿌리를 내려 상권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여기에 군산 지역 기업, 단체, 기관들의 가세는 ‘천군만마(千軍輓馬)’가 되고 있다.

 내친김에 군산에 근거지를 둔 사업장들의 ‘일자리 나눔’을 제안한다.

신규 고용에 따른 여러 절차와 문제가 있지만 지자체와 기업이 머리를 맞댄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지역의 고통 분담과 사회 공헌 차원에 입각한 통 큰 동참을 기대해 본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맞은 군산이 가지가 모두 잘린 헐벗은 나무와 같은 신세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헐벗은 나무가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아 꽃을 피운다는 자연의 섭리를 알아야 한다.

 내년 개항 120주년을 맞은 전북의 경제 수도 군산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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