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생리활성기능
차, 생리활성기능
  • 이창숙
  • 승인 2018.12.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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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 <42>
백자 잔에 담긴 차색이 아름답다
백자 잔에 담긴 차색이 아름답다

차는 어떤 의미로 음용될까. 이 물음에 대부분 사람들은 효능, 수행, 매개체 등을 떠올린다. 특히 달마가 자신의 눈꺼풀을 던진 자리에 차나무가 자라 제자들이 그 잎을 먹고 수마(睡魔)를 쫓았다는 설은 선 수행의 음료로 인식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렇듯 차의 약성은 기원설에서 유래한다. 차의 카페인 기능은 과거 종교인들과 사상가들에 인기있는 음료였을 것이다. 잠을 쫓는 차는 선수행은 물론 불가의 음료가 되었고 현대인을 각성시키는 일상 음료가 된 지 오래이다. 현대 과학이 밝힌 많은 기능, 비단 차에는 카페인만이 아닌 감각기능을 갖는 성분과 생리활성기능이 있으니 참으로 마실 만한 건강음료이다.

  하지만 차는 참으로 오묘하고 미세하여 다루는 이의 섬세함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그 취향이 다르니 맛을 내는 사람에 따라 향기 또한 다르다. 과거 선승들에게 차는 마시는 것만이 아닌 찻잎을 채취하여 정교하게 만드는 과정이 수행의 한 방편이 되었다. 선승이 만드는 차는 선의 향기가 있듯, 우리는 차를 맛있게 즐기기 위해 과학적으로 다가가 보자.

  차는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채엽시기에 따라 찻잎 속 성분의 조성비율이 다르다. 채엽 시기가 늦어질수록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 함량은 증가하나 아미노산과 카페인은 감소한다. 카페인은 겨울 싹을 제외하고 대부분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차나무를 차광재배했을 경우 아미노산과 카페인을 증가시킬 수 있다. 비타민C와 폴리페놀 성분은 일광 노천에서 재배했을 때보다 약간 감소한다. 카테킨은 광합성에 의해 형성되므로 찻잎을 따는 시기가 늦을수록 함량이 많다.

  채취시기 만이 아니라 차를 만들 때의 산화 또는 발효 정도에 따라 찻잎속 성분의 함유량이 달라진다. 성분의 조성비율에 따라 색과 향기도 다르다. 녹차는 채취한 찻잎을 솥에 덖거나 증기로 쪄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만든 차이다. 차색이 녹빛을 띠며 다량의 카테킨류가 함유되어있다. 폴리페놀성 화합물인 카테킨류는 발효과정에서 다른 물질로 변하기 때문에 독특한 향미와 색을 나타내게 된다. 발효차는 카테킨류인 폴리페놀이 산화효소인 폴리페놀 옥시다아제에 의해 변화되는 것으로 황색의 테아플라빈과 홍색의 테아루비긴 등의 성분이 생성된다. 발효차는 홍색을 띤다.

  카테킨류는 차의 대표적인 생리활성 물질이다, 기억력 감퇴 억제 효과가 있어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 암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있었다. 해독, 항산화, 항돌연변이, 콜레스테롤 저하, 지방흡수억제 등 생리활성기능이 있다. 녹차의 주성분인 카테킨은 지방축적에 효과를 지닌다.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녹차 추출물을 3개월간 공급한 결과 열 발생이 촉진되어 허리둘레와 체중이 감소 되었다.

  찻잎은 75~80% 수분과 20~25%의 고형물로 이루어져 있다. 고형물의 60~65%는 불용성 성분으로 물에 녹지 않으며 35~40%는 수용성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찻잎을 우리면 35~40% 만이 용출된다. 수용성 성분은 카테킨, 아미노산, 카페인, 당류 미네랄, 비타민C 등이다. 채엽 시기와 재배방식에 따라 성분의 함량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카테킨은 떫은맛을 내며 90℃이상에서 용출이 잘된다. 감칠맛을내는 아미노산 함량은 녹차에 가장 많다. 카페인은 뜨거운 물에 거의 용출되며 쓴맛을 낸다. 차를 우릴 때 찻잎에서 용출되는 성분은 초탕에서 10%~13%정도, 재탕에서 7~10% 삼탕에서 5~7% 이며 기타8~10%이다.

  일본 사이타마현 주민을 대상으로 10년 동안의 연구를 통하여 하루에 녹차를 10잔을 마실 경우 여성들의 경우 암 발생을 7.3년 남성은 3.2년 정도 늦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를 보면 전북 군산의 옥구현과 남원의 순창군은 차가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현재는 재배되지 않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차나무의 재배방식을 통해 특화된 차가 생산되길 기대해본다.

 글=이창숙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은 격주 월요일자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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