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산미술관, 이보영 레지던스 결과보고전
연석산미술관, 이보영 레지던스 결과보고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2.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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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숲을 떠나 진짜 숲에서 보낸 10개월…이보영 작가 작품전
이보영 작 - 어떤 산

 굽이굽이 시골길을 달려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연석산미술관. 그 곳에서 보낸 10개월의 여정이 이보영 작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음이 분명하다. 자연과 인간에 관한 내밀한 성찰이라는 큰 명제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의 화폭에서 풍기는 향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작가가 이전의 작업에서 인간의 편의를 위해 지어놓은 회색 콘크리트의 삭막한 아파트에 ‘숨’을 들여놓았다면, 이번엔 산좋고 물 좋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쉼’을 이야기한다. 각박하고 쉴 틈 없는 일상 속에서 그가 전하는 안온한 서정의 메시지는 편안한 쉼터처럼 곁을 내어주고 있다.

 연석산미술관(관장 박인현)은 8일부터 21일까지 이보영 작가의 레지던스 결과보고전을 연다. 초대는 8일 오후 2시다.

 이 작가는 지난 3월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에 참여해 10개월 간 작업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졌던 장기 입주 작가다. 입주 기간 만큼이나 크게 변화된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호기심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기 충분해 보인다.

이 작가는 일상에 대한 기록을 작품 속에 표현한다. 주변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사물과 자연, 그리고 이들의 조화를 통해 작고 소소한 것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일상이란 반복의 속성이 있어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작가가 편집해 화폭에 들인 삶의 모습들은 해맑고, 유쾌하며, 때로는 잔잔한 울림을 준다.

 이전의 작업에서 주로 보여주었던 아파트 대신 등장한 산의 모습이 같지만 다른 모습일지, 아니면 정말 다른 의미일지 자못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보영 작가와 담론을 펼친 김상철 미술평론가는 “축적된 일상의 기록이 결국 한 사람의 삶을 구축하게 된다. 이러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무엇인가 단서를 포착하고 그것을 가공함으로써 평범을 비범으로 환치시키는 것은 바로 예술가의 섬세하고 민감한 감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면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사물에 대한 치밀한 묘사다. 그것은 단지 대상의 외적 형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기교적인 것이 아니라 반복되고 중첩되는 노동의 집적을 통해 이루어지는 집요함의 성과다”면서 “작가는 화면 구석구석을 특유의 집요함과 몰입으로 더듬고 더듬어 밀도를 높인다”고 평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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