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끈기 있게 ‘전북예산 지킴이’
소처럼 끈기 있게 ‘전북예산 지킴이’
  • 정운천
  • 승인 2018.12.04 1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시우행(虎視牛行). 가야 할 길을 보는 데에는 호랑이의 안목으로 예리하게 해야 할 것이며, 그 길을 나아감에는 소처럼 신중하고 끈기 있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상황을 잘못 파악해서도 안 되고, 서두르거나 도중에 그만두어서도 안 된다. 정치의 모든 영역에서 마음에 새길 말이지만, 특히 예산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하여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나아가야 한다.

 필자는 전북 최초로 3년 연속 국회 예결위원에 선임되었다. 또한 영광스럽게도 2년 연속 계수조정소위에 참여하는 등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되었다. 지난 2년간 예결위원으로 활동하며 6조 원 초반에 멈춰 있던 전북 예산을 2017년에는 2,000억 원, 2018년 3,000억 원 가까이 증액시켰고, 특히 지난해에는 예산안 계수조정소위 위원으로 선임되어 당초 정부안에 6조 715억 원으로 편성됐던 전북 예산을 국회단계에서 4천970억 원 증액시켰다. 이런 과거의 성과를 뛰어넘어 새해에도 전북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필자의 임무이다.

 올해 전북예산에는 어떤 현안이 있었을까. 새만금 국제공항, 항만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전북의 미래발전 토대를 마련해야 하고 전주역사 개선, 전북 중소기업연수원, 노인 일자리센터, 국립전통미술관 등 지역의 문제들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다만 상황은 녹록지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일자리 관련 예산을 52조 원이나 쏟아 부었다. 그런데도 취업률은 계속 떨어지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고단함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하다. 이 와중에 정부에서 가져온 일자리 지원금, 남북경협기금 등의 절반 이상이 비공개 상태로 국민 세금의 사용처도 알 수도 없는 깜깜이 예산 심사가 계속 되었다. 더욱이 미래에 엄청난 재정적 부담으로 다가올 공무원 증원 문제 또한 풀리지 않는 실타래와 같았다.

 더욱이 기재부에서 적어도 세입, 세출 숫자는 맞춰 와야 하는데, 올해는 세수가 4조 원이 결손이 난 상태로 ‘국회에 떠넘기기식’ 예산 심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여야 간에 대치국면이 이어지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었다.

 한편, 지난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 당시 이낙연 총리는 새만금을 일컬어 군산공항의 소음으로 인해 사업하기 몹시 어려운 곳이라, 태양광 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한다는 발언을 하여 도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실제 새만금에서 공항의 소음 때문에 기업이 철수한 사례는 없으며, 새만금 재생에너지 후보지 중 소음이 심각한 지역은 일부에 불과하다. 더 이상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전북도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말 유감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소처럼 더욱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치단체마다 내년도 국가예산을 더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전라북도 또한 내년도 예산확보를 위해 TF팀을 구성하고 정치권과 공조하는 등 부단히 애를 쓰고 노력했다. 필자의 사무실 한편에는 전북도와 전주시를 비롯한 전북 지자체 예산 담당자들이 지난 한 달 간을 상주하며 국회의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여야 계수소위 위원들의 밤을 새우는 강행군 속에 법정시한을 넘기지 않고 심사를 잘 마무리한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필자 또한 30년간 기다려온 전북도민들을 대변해 새만금 등 굵직한 현안사항들을 촘촘하게 챙기고 끈질기게 추진하였다.

 도내 3당 정립구도를 통하여 전라북도의 정치권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필자가 3년 연속 예결위원에 선임되어 전라북도 예산을 챙겨볼 수 있는 것도 30년 만에 1당 독주 체제를 막아 준 도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1당 독점에 따른 폐해가 사라지고 전북 정치의 체질이 개선되는 등 안일하게 군림하던 1당 독재시절의 정치에서 섬기는 정치, 경쟁하는 정치로 전북 정치권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전북 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지금처럼 여·야 3당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전북 예산확보를 기대해본다. 그 기대가 실현된다면, 그것은 모두 전북 도민의 공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정운천<국회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