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현대미술관 개관전 ‘빛과 사람들’
전주현대미술관 개관전 ‘빛과 사람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2.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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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원도심의 가장 낙후된 장소에 있는 1960년에 지어진 건물(옛 초원제약 공장)이 동시대 최전방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현대미술관으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전주현대미술관 JeMA(관장 이기전)이 문을 열고 8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개관전 ‘빛과 사람들’을 선보인다. 오픈식은 8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전주현대미술관이 들어선 주변에는 한옥마을과 풍남문, 남부시장이 있다.

남부시장은 조선 시대부터 전국의 많은 상인들이 북적였던 남문장의 역사를 잇고 있으며, 60~70년대에는 전북교통의 요충지로서 배차장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절 그 모습으로 정체돼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낡은 건물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는 상태다.

이기전 관장은 “지역에 존재하는 여러 가치 있는 것들을 예술적 소재로 끌어내 낙후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야 겠다”는 꿈을 품기 시작했다.

이 관장은 “건물을 매입하고 1년 2개월 째 보수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어느 정도 미술관의 틀을 잡아가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작가들의 정열적인 작품활동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획전을 선보여 재미있는 미술관, 즐거움을 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술관과 동선에 있는 골목길에 개인 작업실과 서점, 바느질 공방, 제과점 등이 자리잡고 있어 이들 인프라와 함께 역동적인 모델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면서 “국내외의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성공적 사례들을 모델 삼아 산업 생산의 시대에서 문화예술 생산의 시대로 가는 동반 매체로서 JeMA는 랜드마크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포부도 밝혔다.

개관전으로 선보이는 첫 번째 프로젝트의 주제는 ‘빛과 사람들’이다.

전시는 뉴미디어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조각과 설치, 한국화, 서양화 등으로 구성하고 있다.

미디어아트 다원예술가 진시영 작가의 작품 ‘빛의 연대기’는 태초의 빛과 현대, 그리고 미래의 빛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영상이다. 또 전라천년 기념으로 전남 나주 금성관에서 펼쳐졌던 파사드맵핑 프로젝트를 실내로 옮겨 재현해 보인다.

정선휘 작가는 원도심의 정든 골목길과 한옥마을 전동성당을 전통한지에 표현하고, 빛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인 구성을 보태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마우로 삼보(Mauro Sambo) 작가의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인 ‘The Log Hello’는 허름하고 낯선 파괴된 공사판 공간으로 유도해 작업이 이루어진 점 등이 미술관의 처음 모습과 흡사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김성석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감성적 사고들을 작품 속에 풀어낸다. 작품 ‘먼저들 가슈’는 친숙한 동물을 등장시켜 의인법적인 표현을 통해 관객과 소통을 시도하는 작품이다.

심우채 작가는 길과 시장, 여행지에서 만나고 본 다양한 사람들의 체취와 호흡을 목탄과 수채화 물감으로 녹이며, 위성웅 작가는 수 십 만개의 유리구슬을 주재료로 흐드러지게 핀 꽃나무 아래 일상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전주현대미술관은 이번 첫 프로젝트와 함께 향후 기획전을 중심으로 공간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전시 외에도 인형극, 비츠연구소의 천연비누, 소나무 도예공방, 평생그림공부까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JeMA의 골목 안 스토리가 이제 막 쓰여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간, 어두웠던 거리가 밝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일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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