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때에는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요즘 같은 때에는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 김병용
  • 승인 2018.12.02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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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은행에 입행했는데, 각종 신상품이 시판될 때마다 프로모션이 개최되니 지인들에게 부탁은 물론 내 것은 당연히 가입해야만 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대부분 은행상품들이 유사해서 큰 차별성이 없었긴 했지만, 상품의 우수성이나 가입여력을 떠나 거의 의무적으로 가입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쩔 수 없이 가입해놓은 상품들이 효자가 되어서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좀 더 많이 가입해 둘 걸 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혼을 하고 대출을 안고서 조그마한 아파트도 하나 장만하고 나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해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500만원 내외의 작은 규모로 안정된 주식에 투자했었는데, 수익이 조금 나게 되어 기쁜 마음에 친구들에게 술도 한잔 샀던 기억도 있는 것 같다. 그러던 중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주가가 액면가 이하인 상황에서 자본확충(증자)이 필요하게 되었고 마침 그 업무를 담당했던 필자는 BW(신주인수권부사채)발행을 통한 증자를 추진하게 되었다. 신주를 인수하는 투자자에게 1주당 2매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줌으로써 힘들 것 같았던 증자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그 과정에서 1주당 10원에 발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는 한때 4,400원까지 상승하게 되었고, 이를 목도한 필자를 포함한 주변사람들은 레버레지 효과를 감안하여 주식보다는 신주인수권부사채에 적극적으로, 좀 더 큰 금액을 투자하게 되었고, 이후에 동일한 방식으로 증자를 추진한 광주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등에 투자하여 주식투자보다 훨씬 높은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던 경험이 있다.

  “High risk, High return” 이란 경구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후 투자로 인한 손실을 충당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경영학을 전공한 필자의 자존심과 자신감도 많이 손상되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주식이나 채권투자로 1년에 3천만원 정도 손실 보는 경우는 쉽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매월 250만원 정도의 적금을 적립해야만 한다. 현재도 그렇지만 20여년전에 매월 250만원 정도를 적립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뒤늦게 투자의 신중함과 리스크관리가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최근 보도된 월스트리저널에 따르면 도이치뱅크가 가격을 추적하는 주식과 채권, 원유와 외환, 부동산 등 70개 투자자산군 중 63개 자산군의 투자수익이 연초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어, 올해가 118년 만에 닥친 ‘글로벌 재테크 최악의 해’라고 한다.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1년에도 마이너스 수익률 자산비중이 77%였고, 작년 이맘때에는 1%에 불과했다고 한다.

 국내도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인 투자자산인 주식의 경우 29일 현재 코스피가 연초(2,467p)대비 14.3%(353p) 하락했고, 연중 최고치(2,607p) 대비해서는 19.8% (490p)나 하락했다. 코스닥의 경우에도 연초(798p)대비 12.9%(103p) 하락했고, 연중 최고치(932p) 대비해서는 29.7% (237p)나 하락했다.

 주위에서 주식투자 좀 하는 지인들은 최근 2~3년 동안 벌어 둔 수익금을 모두 날리거나 초과해서 손실이 났다고들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 요즘 같은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확하게 말하면 정답은 없어 보인다. 떨어진 주가는 기다리면 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 차라리 기본에 충실(Back to the basic)하는 것이 정답이지 않을까?

 안전한 투자처가 사라졌다면, 당분간은 투자하지 않고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마침 오늘 기준금리도 0.25%p 올랐으니, 예금상품을 서칭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보면 2.5% 정도의 예금금리도 마이너스는 아니거니와 주식 등 투자상품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다.

 목돈이 없는 투자자들은 일단 적금상품을 권해주고 싶다. 예전에는 적립식펀드도 많이 추천을 했었으나, 이 또한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심해서 가장 안전한 은행의 예·적금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가, 시장상황이 좋아지거나 좀 더 유리한 투자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투자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연중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쉬는 것도 투자이고 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포트폴리오라고 생각된다.

 김병용 JB금융지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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