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국민공감포럼 대표의 ‘한반도 평화 찾기’
김근식 국민공감포럼 대표의 ‘한반도 평화 찾기’
  • 김장천 기자
  • 승인 2018.12.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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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 제3기 CVO 25주차 강의
김근식 국민공감포럼대표가 지난 29일 전북도민일보 제3기 CVO 특강에서 '한반도 평화 찾기 : 새로운 접근'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여러분은 ‘사람다움’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세상살이가 갈수록 각박해지고, 어렵습니다. 나만의 개똥철학이지만 항상 ‘사람다움’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람다움이란 ‘몸=걷기’와 ‘마음’으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저는 운동화와 청바지를 자주 착용합니다. 사람만이 직립보행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항상 걷기를 실천하고자 차를 버린 지 오래됐습니다. 그리고 ‘마음’입니다. 항상 묵상을 통해 나에 대해 스스로 들여다보며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남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배려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에겐 관대하고 남에겐 무서운 증오를 표출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는 게 더불어 사는 사회라고 여겨집니다.”

 전북도민일보 제3기 CVO 25주차 강의가 29일 본사 6층 대강당에서 김근식 국민공감포럼 대표(경남대 정치학과 교수)를 초청, ‘한반도 평화 찾기 : 새로운 접근’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통일 대박’vs ‘통일 쪽박’이란 주제에 대해 김근식 대표는 “한반도 통일이 가져올 수 있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는 하루 종일 이야기해도 모자랄 정도다. 그러나 우리는 대박이라는 환상을 잠지 접어두고 한반도 통일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시각을 논의해 보고, 이를 통해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의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준비되지 못한 통일은 내전, 갈등, 균열의 심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현재 남-남 갈등도 심각한 상황에서 통일로 인해 북한까지 포함된다면 혼란을 넘어 혼돈을 동반할 수밖에 없어 반드시 냉철하고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통일의 모범으로서 유럽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독일과 독재 및 테러의 온상으로 변한 예멘의 상황을 비교하며 설명했다.

 ‘통일과 북핵’ 문제에 대해도 언급한 김근식 대표는 중국의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탄, 수소탄과 인공위성)을 자세히 설명했다.

 1972년 닉슨과 마오쩌둥의 정상회담이다. 냉전의 최고조기에 이른바 데땅뜨라는 역사적 물줄기를 이끌어낸 만남이었다.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진 않았지만 이후 협상 끝에 1979년 역사적인 미·중 수교가 이뤄졌다. 북·미 정상회담이 만남 자체만으로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하는 성과라고 자평한다면 사실 북핵문제는 끼어들 틈이 없다. 1972년 미·중 정상회담도 이후 미·중관계 정상화로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꿔냈듯이 북·미 정상회담도 비핵화의 구체적 성과는 없을지라도 북·미관계 정상화를 이룬다면 동북아 질서는 완전히 재편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1972년 미·중 정상회담은 당시 중국이 이미 확보한 ‘兩彈一星’(원자탄, 수소탄과 인공위성)을 사실상 인정하고 국교수립을 하게 되는 역설적 결과를 낳았다. 더구나 1979년 미·중 수교 직전 미국은 대만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중국이 양탄일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미국이 대만과 단교하고서 미·중수 교는 이루어진 역사적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을 우리에게 적용해보면 끔찍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성과보다 적대관계 해소라는 만남 자체만으로 떠들썩하게 성과를 자평한다면 향후 북핵을 사실상 인정한 상태에서 북·미관계 정상화가 이뤄지게 되는 최악의 역설적 결과를 예상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김정은 위원장의 올인(All-In) 전략과 미국이 했던 이라크·파키스탄 모델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핵무기가 가진 여러 상황을 설명했다. 군사적 옵션을 감행했던 이라크 모델, 핵무기 보유를 인정했던 파키스탄 모델, 평화적 정권교체에 의한 핵문제를 해결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델, 선 핵포기를 했던 리비아 모델을 설명하며 과연 한반도는 어떠한 형태로 가야 하는 지 고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리비아 모델을 알고있는 김정은 위원장은 선 핵포기는 없을 것으로 여겨지고, 파키스탄 모델로 한반도 문제가 진행된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참혹한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라크 모델로 나아갈 시 과연 한국의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하고, 향후 한·미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남아프리카 모델로 진행하는 게 최상”이라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밝혔다.

 그는 “감동을 넘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6.12 정상회담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감격하고 흥분했다. 그러나 외교·안보는 엄연한 현실의 영역이다. 화면에 비치는 김정은의 웃음을 보고 그의 진정성을 확신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건 없다. 트럼프의 환한 미소가 과연 비핵화를 확신하기에 웃는 것인지 그 특유의 돈벌이 계산과 리얼리티쇼의 허장성세로 웃음을 파는 건지 우리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비핵화에 기여하지 못하는 세기의 만남은 희대의 사기극으로 끝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외교·안보의 현실에서 진정성과 선의는 설 땅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6.12 정상회담은 과연 비핵화에 얼마나 기여했을까. 두고두고 곱씹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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