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 선거제도 반드시 개편해야
‘승자독식’ 선거제도 반드시 개편해야
  • .
  • 승인 2018.12.02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요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제의를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국회차원의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총 의석수를 먼저 정당득표율로 정하고, 지역구에서 당선자 수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의 선거제도는 한 지역구에서 가장 많이 득표한 후보가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와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되는 비례대표제가 함께 운용되고 있다. 이 선거 방식은 한 지역구에서 최다득표자만 선출되기 때문에 당선자 이외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뜻은 반영되지 않고, 거대정당의 독식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선거제도 개편은 정당 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되나, 여야 5당이 국회 비례성,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하자는데 공감하고 있어 논의가 탄력을 붙을 전망이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 독식구조’로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을 불러왔다. 1등만이 선출되는 소선거구제하에서는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산다’ 논리가 선거판을 지배해왔다.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방을 흠집 내고 깎아내리는 혼탁 네거티브 선거가 판을 치고, 지역이 양쪽으로 나눠 극렬한 지역대결 구도를 보였다. 이러한 선거결과는 현재의 정치판에도 반영돼 진보와 보수, 지역으로 나눠 극한 대립을 벌이며 서로 헐뜯고 증오하는 정치판을 낳았다.

 여야가 편을 나눠 이념·지역·세대 대결을 벌이는 현재의 정치판을 바꾸려면 선거제도 개편이 이번 기회에 이뤄져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도 중요하지만 중·대선거구제도 도입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중·대선거구제도는 특정정당의 독식을 막고 다양한 의견을 가진 정치인들의 국회에 진출함으로써 증오와 대립의 정치판을 깰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명분이 사표방지와 다당제 실현이라는 점에서 중·대선거구제와 궁합이 맞는다. ‘동지가 아니면 적’이란 극렬한 적대감을 가진 현재의 정치판을 깨고 타협과 협상이 가능한 정치 구조를 만들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