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달항아리의 현대화, 좋은 평가 받아 기쁩니다”
“전통 달항아리의 현대화, 좋은 평가 받아 기쁩니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1.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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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 대상 수상자 이병로 작가

 “너무 큰 상을 받게돼 정말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그동안 전통을 기반에 둔 달항아리 작업을 오랫동안 했는데, 이번에 전통을 현대화한 실험적인 시도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 좋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9일 ‘제19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병로(49)씨는 이미 ‘달항아리’ 작가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전북의 대표 도예가다. 오랜기간 터를 잡고 활동해온 터라 지역에서 열리는 전국 규모의 대형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는 일이 매우 조심스럽기도했고, 부담스러웠던 마음도 컸다.

하지만, 그의 복잡한 심경을 읽어주기라도 한 듯 심사위원들은 명확하게 그의 작품을 평가해주었다. 대상작 ‘생성과 소멸’은 공예성, 기술성, 조형성 등에서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평가를 받으며, 각 심사위원들로부터 다수의 표를 획득한 것이다.

 ‘생성과 소멸’은 비정형적 원형의 기면 위에 사각 오브제의 형태와 푸른 색으로 색채의 변화를 주면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우주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같은 내용의 작품이 탄생하는데는 아들의 예리한 조언이 한 몫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달항아리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그를 보면서 아들은 “아빠는 왜 같은 것만 만들어?”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 순간, 이 작가의 뇌리에는 모름지기 아티스트라면 창조적인 것,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났다. 그렇게 젊은 날,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만의 특별한 달항아리를 빚기 시작했다. 입자가 매우 곱고 잘 갈라지는 성질 때문에 형태를 잡기 어려운 백자토를 주 재료로 쓰다보니, 대형 크기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어려움도 컸지만 몇개월간 심취해서 작업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달항아리 작업을 꾸준하게 해서 2년 후에 멋진 개인전을 열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제가 사랑하는 달항아리가 가진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전통 제작방식을 고수하며 달항아리가 지닌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자 끈질기게 매달려 왔던 시간과 그의 우직한 성품이 함께 빚어진 모양새다. 잘 구워지면 매우 단단해지는 백자토처럼, 이 작가의 마음도 단단하게 여물어가고 있다.

 원광대 도예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도예과 박사를 수료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최우수상(2013), 전라북도 미술대전 공예부문 대상(2008), 전라북도 산업미술대전 대상(2003),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대상(2002)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 현재 전북 임실에서 도화지도예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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