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직공무원, 원례회의처럼 ‘미달’ 29명 선발에 13명 응시
수의직공무원, 원례회의처럼 ‘미달’ 29명 선발에 13명 응시
  • 한훈 기자
  • 승인 2018.11.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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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를 채용하는 가축방역관(수의직공무원·7급) 기피현상이 토착화되고 있다. 전북도와 많은 시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력 충원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무를 줄이고 승진기회를 넓혀주는 등 인력충원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29일 전북도에 따르면 ‘제5회 전북도 공무원 경력경쟁(수의직) 임용시험’이 마무리된 가운데 많은 시군이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와 13개 시·군(전주시 제외)은 총 29명의 가축방역관 채용을 계획했다.

정원이 늘어나거나 빠져나간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종 선발인원은 애초 목표에 절반을 밑도는 12명(41%)에 불과한 상태였다.

시군별로 응시자(13명)가 나서지 않으면서 인력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특히 채용실패는 동부권과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잦은 시군에 집중됐다.

실제 순창군과 고창군, 부안군은 각각 3명과 3명, 5명의 인력채용절차를 진행했다.

3개 군의 희망과 달리 응시자는 한 명도 나서지 않았다.

정읍과 김제, 장수, 임실 등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이로써 전북도와 시군은 법정인력을 차치하고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을 유지하게 됐다.

가축방역관의 법정인력은 184명, 정원으로 따지면 106명이다.

현재 근무인력은 75명으로 정원의 절반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닌 매년 반복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채용절차에서도 채용계획 44명 중 22명을 충원한 상태였다.

이에 현직에 있는 가축방역관들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언했다.

과다한 업무를 줄이고 승진기회를 넓히지 않으면 인력충원 문제가 매년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시군별로 2~3명에 불과한 가축방역관들은 시군 내 방역·위생업무를 총괄한다.

소와 돼지, 닭 등 시군에 따라서 수만 마리에 달하는 가축에 대한 가축방역부터 유통되는 축산물에 대한 단속 등 지나치게 업무가 많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AI와 같은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중앙정부부터 전북도, 시군까지 매일 현안회의가 개최되는 등 업무폭탄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승진기회조차 바늘구멍이다.

가축방역관 절반가량이 7급으로 입사해 6급으로 퇴직하고 있다는 견해이다.

AI 발생이 잦거나 도심지역과 거리가 먼 동부권에서 가축방역관으로 근무할 수의사가 얼마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전북도 한 수의직 공무원은 “업무를 줄이고 승진기회를 넓혀주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인력충원문제는 매년 반복될 것”이라며 “이는 방역 공백 등과 자연스럽게 연결돼 지휘부에서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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