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몰락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몰락
  • 이정덕
  • 승인 2018.11.27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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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에서 이재명의 연설은 압권이었다. 핵심을 단도직입적으로 가장 시원하고 쉽게 발언하여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었다. 성남시장으로서도 현황 파악이 잘 되어 있고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또한 압권이었다. 전임 시장 시절 나타난 부패와 성남시 빚을 빠르게 청산하였고, 쓸데없는 예산을 줄여 지원하는 무상교복, 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원 지원 등을 새누리당이 장악한 시의회나 박근혜 정부의 반대를 돌파하며 실행하였고, 지역 화폐나 공공어린이집 확대나 지역아동센터 등의 참신한 정책을 실천했고, 공약 대부분을 지켰다. 사이다발언과 참신한 정책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보여줄 인물로 급부상하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최대 인구집단을 가진 경기도의 지사에 당선되었고, 안동출신으로 경상도 표도 모을 수 있고,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안희정도 이미 몰락하여,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다음 대선 후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이재명이 과도한 역공격과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사이다 이미지와 참신한 정책가로서의 이미지가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 특히 ‘여배우 김부선과 관련된 의혹’이나 ‘혜경궁 김씨 이메일과 관련된 의혹’을 해명하고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높아졌다. 예를 들어 김어준과 주진우 기자까지 연루되어 김부선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커짐에도 이를 합리적으로 해명하여 사람들을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김부선이 말한 구체적인 날짜나 시간이나 특징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고소고발로 대응했다.

 지난 경선과정에서 과도한 독설을 품어낸 소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이재명의 아내라며 기소의견을 제시한 경찰에 대해서도, 이재명은 “제 아내가 아니다.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경찰은 이미 목표를 정하고 맞췄다,”“(경찰은) B급 정치에 골몰하고 있다”는 식으로 역공격하고 있다. 성실한 해명이 아니라 계속 공격적으로 받아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이재명의 품성에 회의를 품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이들 의혹이 은밀한 사생활이나 내부 정치과정과 연관된 것이어서 법원에서 일부 무죄가 나온다고 할지라도 부정적 이미지를 다 털어내기는 어렵다.

 상황에 따라 사이다 발언을 해야 할 경우가 있고, 보다 겸손하고 진중하게 해명해야 할 경우가 있다. 자신의 의혹과 관련된 경우,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않은 채, 과도한 공격적 발언을 계속 하면, 공격적인 발언을 지속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오는지 오히려 의아하게 생각한다. 지나친 공격대응으로 일관하면서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대통령이 갖춰야 할 신중함이나 공공성을 제대로 갖추고 있을까라는 의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공격적인 반격에도 의혹이 계속 되면서, 지지세력도 조금씩 와해하고 있다. 지지세의 외연 확장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사안 자체나 내용이 상황을 반전시키기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이재명의 정치적 몰락이 시작되었다.

 민주당으로서도 불행한 일이다. 이재명은 민주당이 진보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이들을 민주당 지지자로 묶어두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해왔다. 이들 진보층 일부가 이재명의 반발과 몰락과정에서 민주당 지지를 철회할 수 있고, 이재명에 반감을 가진 중도파의 일부도 민주당 지지를 철회할 수 있어, 민주당의 고민도 깊다.

 이정덕<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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