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선미촌은 도시재생 기능전환의 첫 성공모델
전주 선미촌은 도시재생 기능전환의 첫 성공모델
  • 엄수원
  • 승인 2018.12.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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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전주시의 선미촌은 전국 최초의 성매매집결지 도시재생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면적 개발방식이 아닌 점진적인 기능전환방식으로 문화예술과 인권마을로의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선미촌의 성공사례는 오늘날 전국적인 베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며, 수 많은 지자체가 선미촌의 점진적인 기능전환 성공사례를 학습하고자 전주시를 찾고 있다. “선미촌 기능전환 정비계획 수립”의 연구책임자였던 전주대학교 부동산학과의 엄수원 교수는 계획수립 당시를 회고하며 지속적이고도 성공적인 선미촌의 기능전환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점을 주문하고 있다.

먼저 전국 성매매집결지 대부분이 구도심의 중심지에 입지해 있기 때문에 이의 정비 혹은 기능전환은 도시재생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미촌의 경우도 서노송동 노후 주거지역과 접해 있어 도시재생사업과의 연계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 요코하마시 코카네초 성매매집결지는 오늘날 예술가들이 찾는 예술공간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요코하마시 당국은 도시재생 차원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였고, 이의 실행을 위해 “예술과 마을 만들기”사업을 추진하였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성매매 점포를 리모델링 후 예술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였다. 무조건적인 철거가 아니라 건물을 그대로 활용해서 마을의 역사를 보여주면서, 지역을 바꾸고자 하는 주민들의 생각과 행정, NPO등이 협력해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전주시의 경우도 지역주민의 자생적인 마을만들기 조직체를 구성하고, 점진적인 개량방식을 통해 현재의 시설물을 전주시의 컨셉에 부합하는 전통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해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도사업으로서 권삼득로와 물왕멀길의 가로환경을 정비하여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으며, 일부 부지는 시 예산을 투입하여 적극 매입 후 문화예술을 상징하는 활동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선미촌 매입공간 4호점(물왕멀2길 9-6)에서 지역의 청년예술가가 책방을 운영하고, 시민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하고 창작활동을 하는 “물결서사(書肆) 프로젝트”의 추진은 이러한 맥락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평가된다. 또한 선미촌 내부의 미로와 같은 좁은 골목길은 일본 에도시대의 유흥 “히가시 찻집 거리”의 도시재생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200여 년 전 에도시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보존하고 있으며, 특히 진풍경은 메인 로드 뒤편에 모세혈관처럼 퍼져있는 작은 골목들인데, 시골 할머니들이 ‘점방’이라고 부르는 옹색할 정도로 작고 소박한 빈티지한 가게들, 담벼락, 자전거, 주민들의 모습이 오밀조밀하게 어우러져 있어 사람 냄새나는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엄교수는 한옥마을에 집중되어 있는 전통문화예술관광 인프라를 다원화 시킬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옥마을을 1~2번 혹은 2~3번 방문한 관광객이 또 다시 오겠는가 라는 질문을 했을 때 그 대답은 물음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의 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한옥마을로 집중되어 있는 관광인프라를 다원화하고 한옥마을과 연계되는 관광거점을 추가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미촌은 한옥마을과 직선거리로 1.5km, 도보로 20여 분 거리에 있어서 선미촌~시청 광장~영화의 거리~한옥마을을 잇는 관광루트를 개발하고 선미촌에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을 흡입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을 부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전주대학교 부동산학과 엄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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