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기반 공동 생산·공동 소유 통해 삶의 질 재고, 덴마크 스반홀름 공동체
신뢰 기반 공동 생산·공동 소유 통해 삶의 질 재고, 덴마크 스반홀름 공동체
  • 김경섭 기자
  • 승인 2018.11.25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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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한 공동체 회복…2.(3)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약 60㎞ 떨어진 스반홀름.

 개인주의가 만연한 북유럽에서 마을공동체로 운영되는 스반흘름은 ‘유토피아’를 꿈꾸는 특별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로 마을 공동체가 결성된 지 40년째를 맞은 스반흘름은 덴마크에서도 성공한 대표적인 마을 공동체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1978년부터 공동체마을로 조성된 스반홀름은 4천ha(120만평) 규모의 농장을 확보해 공동생산과 공동소유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현재 이곳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주민은 성인 80여명을 포함해 아이들까지 모두 130명에 이르고 있다.

 

 스반흘름은 건축이 된 지 250년이 넘은 ‘ㄷ’자 형태의 고택을 중심으로 공동 식당, 젖소를 기르는 축사, 유치원, 놀이터,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경작지 등을 갖추고 있다.

  과거 지주가 살던 집이었던 ‘ㄷ’자 형태의 고택 지하는 900년전에, 지상 건물은 220년전에 각각 건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수입원은 농업 생산품이나 외부에서 일하는 사람 들어 벌어온 임금이다.

 스반흘름의 가장 큰 특징은 농장이 아닌 외부에서 일하는 주민들은 버는 80%의 수익을 공동체에 낸다는 점이다.

 농장 밖에서 일하는 주민들이 직업은 1억원대의 고액연봉을 받은 대학교수로부터 월 3~400만원을 버는 시내버스 운전기사 등 다양하다.

 모든 수익은 무소유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분배하지 않는다.

 반면 주민들의 한 달 용돈은 교수와 의사·시내버스 운전기사 등의 수입이 다른 만큼 이에 맞게 지급되고 있다.

  실제로 의사는 월 8천 크론을 받지만 일부 주민에게는 최저 3천200 크론이 지급된다.

 이같은 용돈으로는 옷을 비롯해 치과 보험, 교통비, 화장품 등 개인용품을 사는 등 문화생활을 즐긴다.

 스반흘름 공동체에 들어오기 위한 절차는 까다롭다.

 가입신청에서 공동체 회원인증까지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입주가 결정될 경우 입주민은 이곳 공동체에 재산과 월급을 맡겨야 한다. 이곳을 떠날 때는 입주 당시 맡긴 재산을 받는다.

 이혼한 지 얼마 안 된 사람과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 재정적으로 독립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으로 공동체 회원으로 받지 않는다.

 스반흘름 공동체가 처음 조성된 초창기에 참여한 주민 80여명 가운데 수년 동안 70여명이 떠났으나 공동체가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새로 입주한 주민들의 정착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스반흘름은 주민 만장일치로 예산 결정과 결산 등의 내용을 공유하고 집행한다

 주민들은 매월 마지막 화요일 밤에 정기모임을 열고 현안에 대한 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자체적으로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해결해야 문제가 발생할 경우 문제 제기를 한 주민은 정기모임이 열리기까지 주민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한 등의 절차를 거치고 있다.

 지난 40년간 처리해온 안건은 총 3천800여건이다. 이같은 처리건수는 한해 평균 95건이지만 정기모임에서 처리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한 안건까지 모함하면 이보다 2~3배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슨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주민간 갈등보다는 소통을 통한 해결책을 마련하며 주민간 더 굳건한 신뢰가 구축되기도 한다.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방은 자녀의 수에 따라 배정되며 식사는 공동식당에서 이뤄진다.

 주민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식당에서는 뷔페식으로 일주일에 2회 고기 반찬이 나오면 나머지는 채식이 주류를 이룬다.

 스반흘름에 생활하는 주민들은 공동체 생활답게 한 달에 1회 음식 만들기, 2회 그릇 닦기에 참여해야 한다.

 농장내부에서는 밀과 채소 등을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 식당, 사무, 가축, 가공 등의 부서를 조직해 일을 세분화하고 분업화해 작업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공동체내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목장에는 젖소 120마리가 하루 평균 두 차례씩 우유를 생산해 직접 치즈를 만들거나 직접 도축한 고기를 이용하여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또 농장에서 생산한 유기농 채소는 1주일에 한 번씩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스반흘름 주민들의 일상생활의 대부분이 자연 친 환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겨울철에 난방은 농장 숲에서 나오는 나무를 활용하고 따뜻한 물은 태양광을 활용하고 있다.

 세탁기도 태양광 전기를 사용하는가 하면 세탁물 건조는 탈수기를 이용하는 것보다 자연 건조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채소 종자는 개량종보다 옛날부터 사용했던 종자를 쓰고 있다.

 이같은 이유는 개량종의 경우 빨리 자라는 반면 영양분을 분석한 결과 옛날 종자보다 영양분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개량종자 채소보다 옛날부터 사용해 왔던 종자를 사용했던 채소가 치료 효과가 더 많은 것으로 실험결과 나타났다.

 스반흘름 공동체에서 일하고 있는 케네스톤씨는 “마을공동체가 형성된 것은 40년전 도시생활을 하던 시민 2명이 공해를 피해 환경이 좋은 도시외곽로 이전해 터전을 잡고 함께 생활할 사람을 찾는 광고가 게재되면서 본격화 됐다”며 “당시 공해에 시달린 많은 도시민이 떠나면서 스반흘름을 찾는 사람도 늘면서 공동체 틀을 갖췄다”고 밝혔다.

 케네스톤씨는 이어 “마을공동체에는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대표라는 직책은 없다”며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은 있지만 특별한 직책이 주어지기 보다 주민과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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