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미래 30년을 생각하며
전북미래 30년을 생각하며
  • 채수찬
  • 승인 2018.11.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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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민일보 창간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1988년은 서울올림픽이 있던 해로서 우리나라가 후진국의 열등감을 벗어나서 중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 시기였다.그 뒤 30년간 우리나라는 힘차게 발전하여 세계10위 국가의 반열에 올랐다.최근 잘못된 정책방향 선택으로 경제가 후진하고 있지만, 나라의 명운이 다하지 않았으니,조만간 방향전환이 있을 거라고믿는다.

 지난 30년간이 전북에는 어떤 시기였는가?전북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인구통계일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인구가 4천2백만에서 5천100만으로 20퍼센트 늘어났는데,전라북도 인구는 210만에서 180만으로 17퍼센트 줄었다.전북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의 낙후일 것이다.현재의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최근 몇년간 우리나라가 약3퍼센트의 성장을 하는 동안 전북은 0퍼센트대의 제로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전북의 앞으로30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그동안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가장 침체한 지역이 되겠지만,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전북지역에는 잠재력이 있다.전북은 농업시대에 곡창지대로서,이를 기반으로 문화가 융성했던 지역이다.정신적 여유와 창의력이 있는 지역이다.소프트웨어의 시대,문화산업의 시대에 웅비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전북의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첫째로,새로운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전북이 다른 지역보다 잘 할 수 있고 미래지향적인 산업들,예를 들면,문화산업,농생명산업등에 투자하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투자만 제대로 한다면, 전통음악과 영화산업의 전통이 있는 전북은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의 새로운 메카가 될 수도 있다.또한 식품산업도 앞으로 매우 유망한 산업이다.한국의 전통식품과 첨단기술을 결합하면 식품 한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그동안 전라북도가 투자해온 탄소산업도 새로운 산업으로서, 계속 투자할 가치가 있으며 가격경쟁력 향상과 시장발굴에 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세계로 진출해야 한다.경제를 선도하는 산업들이 규모가 클수록 유리한 경우가 많아서 글로벌 기업들을 매개로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이 되어가고 있다.공공부문에서 해야 할 일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인프라를 업그레이드 하는 일이다.전북은 현재 교통연결이 불편하여 고립되어 있다.국제공항도 만들어져야 하고,국제적 물류를 소화할 수 있는 항만도 조속히 건설되어야 한다.수도권과 전북의 중심도시들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KTX 역사가 만들어져야 하고,현재 오송으로 우회하는 KTX 호남선의 직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세계로 나가야 한다.전북기업들도 이제 세계시장을 상대로 마케팅하고,이 과정에서 세계시장에 맞는 제품들을 개발해나가야 한다.전북기업들의 물건들을 사주자는 「Buy 전북」 캠페인은 도움이 안 된다.글로벌 「Sell 전북」이 필요하다.실제로 그동안 토종전북기업들의세계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전라북도 프로젝트들의 경험은 전북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있는 창의력과 기술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사람을 키워야 한다.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좋은 학교들을 육성해야 하고, 특히 지역 대학들이 글로벌 역량을 갖춰 새로운 산업을 추진하는 중심이 되어줘야 한다.또한 각분야의 리더들을 키워야 한다.세계수준의 전문가나 기업가들은 밖에서 유치할 수 있으나, 지역내에서 리더들을 키워야 하는 분야들이 있다.정치, 사회,언론 등이다.사실 그동안 전북이 낙후된 데는 리더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도 큰 원인이다.이런 분야들을 업그레이드하려면 도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활발하게 지역의 이슈들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

 1988년 11월22일이 도민일보 창간일이다.그리고 보니 1972년 11월 22일은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10월유신후 최초로 항거했던 전주고등학교 사건이 있었던 날이기도 하다.첫눈을 맞으며 조사받으러 가던 기억이 아련하다.전북도민일보 창간 30주년을 거듭 축하한다.

채수찬 / 경제학자,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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