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체육 30년, 발전 필수조건은 관심과 투자
전북 체육 30년, 발전 필수조건은 관심과 투자
  • 남형진 기자
  • 승인 2018.11.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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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 요트선수(왼쪽부터), 최형원 도체육회 사무처장, 정기남 우석대 배구팀 감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지난 30년 동안 전북 체육은 앞만 바라보고 숨 가쁘게 달려왔다.

환희에 찬 순간도, 좌절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체육 강도 전북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끊임 없는 노력으로 지역 사회 화합과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

특히 올해는 15년 만에 전국체육대회를 역대 대회 중 가장 성공적이고 경제적으로 개최해 내면서 천 년 전북을 대내외적으로 알림과 동시에 침체된 지역 경제에 훈풍을 불어 넣기도 했다.

전북 체육은 그렇게 도민들과 함께, 도민들을 위해 지난 30년을 묵묵히 걸어왔다.

전북 체육의 최일선에서 오랜 시간 동안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 온 스포츠 전문행정가와 지도자, 선수를 만났다.
 

전라북도체육회 최형원 사무처장

 <전북도체육회 최형원 사무처장> “엘리트 체육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도민과 함께 호흡하는 스포츠 문화 정착이 전북 체육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지난 1988년 전북도체육회 공채 1기로 입사한 최형원 사무처장은 올해로 체육 행정가의 길을 걸어온 지 30년이 된다.

전북 체육의 역사를 논할 때 이제 최형원 처장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전북 체육의 산증인이자 현재도 중심에 서 있다.

특히 최 처장은 올해 전북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전에서 전북선수단을 종합 3위로 이끌었다.

간발의 차이로 2위를 놓쳤지만 전북 체육의 저력과 위상 한껏 드높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 처장은 또한 체육을 매개체로 도민과 화합할 수 있는 선진 스포츠 문화를 조성하는데도 주력해왔다.

여성생활체육대회와 어르신 생활체육대회, 체조경연대회, 청소년클럽대항 및 무예 대회, 동호인리그 왕중왕전, 신나는 주말 체육 학교 등 생애주기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도민과 함께 호흡하는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켰다.

엘리트 체육은 물론 도민들 사이의 생활 체육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최형원 처장만의 고집스러움은 전국적으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최형원 처장은 스포츠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상생 마인드도 현장에 접목시켜 톡톡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해마다 수십여개의 국내외 대회를 전북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올해만 해도 31개 종목에 걸쳐 50개 대회가 유치돼 연인원 29만명이 전북을 다녀갔다. 어림잡아 경제적인 파급 효과만도 360억원에 달한다.

전북 체육 활성화를 위해 주말조차 잊은 지 오래인 최형원 처장은 “체육은 어느 한 분야에서만 성과를 낸다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엘리트와 생활체육, 학교체육이 조화를 이뤄야 하며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스포츠를 통해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 이뤄지면 체육 기반과 저변 확대는 용이해 질 것이고 이는 체육을 매개체로 도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우석대 배구팀 정기남 감독

 <우석대 배구팀 정기남 감독> “40년 가까이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당연히 제자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고 그 제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지도자로서 최고의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지난 1979년 조촌초 배구부를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던 우석대 정기남 감독은 지난 세월의 기쁨과 보람을 모두 제자들에게 돌렸다.

군산 남중학교 1학년 때 배구와 인연을 맺고 배구 명문 남성고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정 감독은 중학교 3학년 당시 TBC컵 우승을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꼽았다. 

선수로서 남부럽지 않게 배구를 했고 지도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해 온 정 감독이지만 전북에서 성장한 우수 선수들이 타지역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정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40년 가까이 해오면서 우리 전북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때 세상을 다 얻은것처럼 좋았지만 반대로 잘 키워놓은 제자들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타지역으로 가는 현실의 벽에 많이 부딪쳤다”며 “배구 뿐만 아니라 어느 종목이든지 선수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으면 우리 지역에 좋은 선수가 남아 있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전북 체육 발전의 동력은 상실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감독은 “전북의 좋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우선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지자체나 도내 기업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63세인 정기남 감독은 “지도자 생활은 건강이 허락하는 때까지 고향에서 후배들을 육성하고 전북 배구 뿐만 아니라 전북 체육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좋은 환경을 후배 지도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전북 체육인으로서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말했다.

 

김근수 요트선수

 <30년 가까이 전북 대표로 활약, 요트 김근수 선수> “초등학교 5학년 때 바다와 인연을 맺고 줄곧 전북을 대표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지만 고향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찾고 있습니다” 

부안 격포 초등 5학년 때 요트에 입문해 30년 가까이 전북 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근수 선수.

현재 39세인 김 선수는 전북 요트의 맏형으로 불린다.

올해 주종목을 49er로 바꾼 김근수 선수는 그전까지는 hobie16 종목에서 활동했다.

그동안 전국체전은 물론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김근수 선수가 획득한 메달만 해도 200여개가 넘는다,

그런 그도 지난 2010년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선두로 달리다가 막판에 2위로 떨어지면서 2년여 동안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김근수 선수는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는 자세로 마음을 다잡고 슬럼프를 이겨냈으며 이후 좋은 성적으로 국내 정상급 자리에 복귀했다.

김근수 선수는 “사실 운동선수는 다른 직업과 비교해 수명이 짧아 타 시도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받았었다”며 “그러나 오랫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지도자들과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전북 대표로 3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이어온 만큼 고향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이어 “후배들 가운데는 경제적인 이유로 타지역으로 간 후배들이 있고 선배로서 후배들을 잡고 싶어도 잡을 수가 없었다”면서 “좋은 후배 선수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전북 대표를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운동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인 김근수 선수는 “체력이 다할 때까지 전북 대표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며 “리우 올림픽 요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도 50세를 넘었던 만큼 지금 마음 같으면 60세까지는 현역으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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