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小雪)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
소설(小雪)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
  • 최찬욱
  • 승인 2018.11.18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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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은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를 말한다.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240도일 때이며, 양력으로 11월 22일, 음력으로는 10월 15일이다.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 후 15일,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 전 약 15일에 든다.

 소설은 대개 음력 10월 하순에 드는데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로 날씨가 급강하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른다. 이미 농사철은 지났지만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위한 잔일이 남는다.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한다. 또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을 모아두기도 한다.

 이와 함께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한다. 대개 소설 즈음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진다. 이날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하며, 뱃사람들은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 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다음의 손돌바람과 관련된 전설이 전한다.

 고려 23대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몽진을 가던 때라고도 하고, 조선시대에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仁祖)가 한강을 건너던 때라고도 한다. 사공 중에 손돌(孫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피난을 가는 왕을 모시고 뱃길을 서둘렀지만 왕이 보아하니 손돌이 자꾸 일부러 그런 것처럼 물살이 급한 뱃길을 잡아 노를 젓는 것이었다.

 왕은 의심이 갔다. 그래서 신하를 통해서 물살이 세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하였지만 손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왕은 의심을 이기지 못하고 선상에서 손돌을 참수(斬首)하고 말았다. 손돌은 죽기 전에 억울함을 하소연하였지만 소용이 없음을 알고 바가지를 하나 내놓으며 물에 띄운 바가지가 가는 길을 따라 뱃길을 잡으라고 말하였다.

 물살은 점점 급해지고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손돌이 가르쳐 준대로 바가지를 물에 띄웠다. 바가지는 세찬 물살을 따라 흘러갔으며, 왕을 실은 배도 그 뒤를 따랐다. 무사히 뭍에 내린 왕은 그때야 비로소 손돌의 재주와 충심을 알았다. 또 다른 전설에서는 손돌을 죽인 후에 더더욱 세찬 바람이 불고 물살이 급해졌기 때문에 하는 수없이 싣고 가던 말의 목을 잘라 제사를 모셨더니 파도가 잠잠해졌다고도 한다.

 뭍에 도착한 왕은 곧 후회를 하였지만 손돌의 목숨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덕포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장지(葬地)를 정해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었다고 한다. 이때가 10월 20일이었는데, 매년 소설 즈음인 이맘때가 되면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 무렵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제11대 도의회 개원 이후 지금까지 5개월여의 짧은 기간동안, 환경복지위원장으로서 부서별 하반기 업무보고, 제1회 추경예산안 심사, 2017년도 결산 심사, 각종 조례안 심사, 도정질문, 5분 발언, 의원 연찬회, 현장활동 등에 이르기까지 뒤돌아 볼 겨를 없이 달려온 것 같다.

 전라북도의회는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전라북도 행정 전반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 대책 마련과 대안을 제시하는 의정 활동을 펼쳤고,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로 날씨가 급강하하는 소설(小雪) 이후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처럼 이는 소설(小雪)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하는 뜻인데, 내년도 한 해의 전라북도 살림을 잘 꾸리기 위해서는 지역적·온정주의를 과감히 탈피하여 냉철하고 엄격한 예산심사를 통하여 세금이 한 푼이라도 낭비되지 않고, 도민의 경제생활이 더한층 나아지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예산 심사 활동에 최선을 다할 각오이다.

  끝으로 피난길에 오른 고려 고종이나 또는 조선시대 인조처럼 아무리 위급한 순간에도 자기 생각과 어긋난다고 돌이킬 수 없는 후회스러운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모든 사안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열린 사고로 소통을 하면서 지혜를 모아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전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장 최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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