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체육의 발전을 위한 제언
전북체육의 발전을 위한 제언
  • 이흥래
  • 승인 2018.11.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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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전국체전 자원 봉사자 해단식을 마지막으로 올해 도내에서 개최된 전국체전 관련행사가 모두 마무리된다. 15년 만에 전북에서 다시 치러진 99회 전국체전은 내년 100회 전국체전을 맞는 한국 스포츠 중흥의 성대한 마중물이 되고, 전북의 자존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 위해 200만 도민들은 일찍부터 손을 잡았고, 참가 선수단은 승리를 위해 온몸을 불태웠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우리 전라북도는 지난해 11위에서 비약적으로 종합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물론 체전 개최에 따른 가점이 주어지기는 했지만 모든 게 열세인 우리 전북의 형편에서 체전 전국 3위 입상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바도 적지 않다.

 이번 체전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현상으로는 고등부의 전력 향상이다. 올해 체전에서 도내 고등부는 금메달 18개와 은메달 17개, 동메달 43개로 종합 3위를 차지해 지난해 9위보다 무려 6계단이나 상승했다.

 특히 이같은 고등부 전력 상승의 주 요인은 바로 전북체고의 전략 강화이다. 과거 백여 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고작 동메달 한 개를 따와 엄청난 눈총을 받기도 했던 전북체고는 몇 년 전부터 몸집을 불리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금메달 12개 등 도내 고등부 메달 수의 3분의 2가량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고 이같은 상승세는 내년에 더욱 기대를 하게 하고 있다. 40여 년 이상 전국 사이클의 명문이었던 전라고가 올해 단 한 명의 선수도 출전치 못한 데 비해 전북체고의 선전은 교장 등 지도부의 의지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잘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결국, 체전뿐만 아니라 체육 전북의 위상강화를 위해서는 학생 스포츠라는 허리가 없이는 죽도 밥도 안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시사하고 있다.

 체전이 종합 스포츠 제전이라서 모든 종목이 골고루 잘해야 하겠지만, 전북만의 특화된, 전략 종목의 집중 육성이 시급하다. 이번 체전에서 전라북도는 농구와 정구, 배드민턴과 자전거가 종목별 1위를 차지하는 등 17개 종목이 3위권 내에 드는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배드민턴과 자전거, 펜싱과 정구, 배구와 육상 필드 등 몇몇 종목은 우리 전북이 해마다 좋은 성적을 올리는 전략 종목이다. 특히 사이클의 경우 기록 종목이다 보니 체전 개최지의 이점은 고사하고, 앞서 말한 대로 남고부가 한 명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는데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 10년 새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다. 물론 모든 종목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왜 이들 종목이 오랫동안 전북의 강세 종목으로 살아날 수 있었던 비결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 종목의 선수 양성과 지도자 선발 그리고 이들을 뒷받침하는 협회나 학교의 방침 등 이들 종목이 오랫동안 군림할 수 있었던 지식과 경험을 널리 공유토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우수 선수 확보와 지도자 육성 그리고 우수 선수의 타지 유출 방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얘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두 해 반짝 종목보다는 전략 종목에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서 경기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랫동안 스포츠 세계에서 공공연한 얘기지만 결국은 인간이 하기에 달려있다.

 이흥래<전라북도 체육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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