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공정성이란 무엇인가?”
“지금 우리에게 공정성이란 무엇인가?”
  • 강주용
  • 승인 2018.11.12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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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국민연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공석문제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세계 10대 신문 중 하나이며,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경제지이다. 경제지답게 550조 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본부장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 이전하는 혁신도시 입지 여건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돼지 삽화를 지면에 삽입하고, 돼지와 이웃, 논두렁본부라는 터무니없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것의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듯, 부산 상공회의소는 ‘전북혁신도시 제3금융 중심지 반대’라는 기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보도됐다. 이에 전라북도와 전주시·의회·완주군·전북기협 등도 어처구니없는 깎아내리기라며 강력 규탄 성명을 내고, 일제히 비난했다. 사실 여부와 문제의 본질은 없어지고, 소모적인 갈등의 혼란을 야기했다.

 공정성은?

 무엇이 서로의 갈등을 일으키는가? 전북 도내의 갈등을 몇 가지 더 보자.

 더불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익산갑)은 전주 KTX혁신역 신설의 필요성이 낮다고 발언하자, 민주평화당은 전주 KTX혁신역 공론화를 주장하며 역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에 대한 갈등도 있다. 전북대학교의 총장선거도 혼란의 연속이다. 교원(교수)과 비교원의 투표 반영비율의 차이 때문에 비교원의 선거 보이콧까지 발생했고, 6명의 총장입후보자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의결한 비교원 투표반영비율의 차등적용과 모바일 투표 적용대상에 대한 의결이 부당하다는 취소소송과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전라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자치조례도 마찬가지로 학교구성원에 따라 찬반이 갈린다. 소수의 학교구성원은 다수의 학교구성원이 편파적으로 회의를 운영할 것이라는 우려하고 있고, 사립학교는 상위법인 사립학교법에 반하는 조례의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 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무안공항을 이용하면 된다는 발언을 하여 전라북도의 공분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해찬 대표는 지역구인 세종시에 KTX 세종역 신설을 지속해서 주장하면서, 최근에는 충북만 반대한다고 지역적인 갈등을 더 조장하고 있다. 역 설치에 대한 지자체의 갈등을 조금 더 살펴보자. 세종 KTX 역은 설치를 세종 지자체는 찬성하지만, 충북 지자체는 반대한다. 구미 KTX 역은 구미 지자체는 찬성하나, 김천 지자체는 반대한다.

 환경과 지역 발전에 대한 갈등도 살펴보자.

 전남 신안군의 흑산공항 건설에 대한 찬반도 치열하다. 군민 6,218명과 단체 31곳이 서명할 정도로 현지 유치 열기는 높다. 반대 측은 환경단체 42곳이 국립공원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생태계 파괴를 걱정한다. 흑산도 공항 건설 결정에 대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는 중단된 상태이다. 약간의 첨언을 하자면, 지금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도지사 시절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이다. 뭔가 어색하다. 집단지성을 통한 공정성이나 공동선은 없고 자기중심적·지역적인 사고가 지배한다는 의구심이 든다.

 공정은 어디에 있는가? 집단지성은 어디에 있는가?

 공동선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과 의문이 있다.

 주요정책에 대한 힘겨루기, 즉 권한을 많이 가진 자가 주도하여 중앙이나 지방정부가 사실상 결론을 내린 뒤 공청회 등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던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정하지 못하는 결론과 결과는 너무나 많은 갈등을 유발한다.

  모든 갈등 속에는 부족한 무엇인가가 있다. 부족한 무엇인가를 매울 수 있는 것은 과정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간접민주주의의 대안으로 공론화위원회가 과정의 공정성을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부산시에서 간선급행버스(BRT)공사 재개에 대한 4년의 논란을 공론화 위원회로 해결했다. 사회갈등 해결한 첫 사례가 되었다. 과정의 중요성이다. 즉 부당하게 느끼는 불공정성은 과정의 공정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 과정의 공정성을 토대로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을지라도 많은 부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갈등 속에서 자란다고 당연히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과정의 공정성을 찾는 노력을 다 같이 해야 한다. 전북도내와 다른 지역과의 갈등, 또는 전북도내의 갈등도 과감하게 이슈화시키고 적극적으로 공론화하여 과정의 공정성으로 돌파한다면 힘의 논리, 즉 권한을 많이 가진 자의 자기 지역적·이기적 불공정은 극복될 수 있다.

   강주용 /전공노 전북교육청지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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