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앞에 선다는 것은…
남 앞에 선다는 것은…
  • 박종완
  • 승인 2018.11.11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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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살다보면 자의든 타의든 어쩔 수 없이 사람들 앞에 서게 되거나, 크고 작은 모임 등에서 리더로 활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유치원에서부터 다양한 개성과 창의성을 중요시하여 발표나 토론중심의 교육을 지향하고, 더구나 각종 미디어의 영향으로 오히려 말 못하는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8~90년대까지만 해도 학교가 군대조직 못지않게 획일적이고 암기교육 위주였기 때문에 그 시절의 학생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토론교육을 경험해 보지 못하고 자랐었다.

 겨우 날짜 덕에 선생님께 호명 당하면 마지못해 일어나 급우들 앞에서 국어책을 낭독했던 게 발표교육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도 대중 앞에서의 스피치에 대한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학교주변에는 유독 웅변학원이 많았었다. 그리고 웅변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은 으레 6.25사변일이나 주요 국경일을 맞이하여 반공을 주제로 개최되는 웅변대회에 참가하는 일이었다.

 그 당시 훌륭한 웅변실력으로 주목받았던 친구들이 대부분 소위 성공했다거나 요즘도 요직에 앉아 있는 것을 보노라면,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반드시 말을 잘해야 성공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성공한 리더는 대부분 말을 잘하는 것만 보더라도 이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의 대가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 터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남들 앞에 서서 말도 잘하고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사전적으로 리더는 “앞장서다” 또는 “이끌다”라는 뜻이지만, 현실 속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리더는 단지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한발 앞서가는 것을 의미한다.

 어제의 진부한 내가 아닌 새로운 오늘의 ‘나’로 이끌 수 있는 리더는 오직 ‘나’일 수밖에 없으며, 더구나 다른 사람과 사회를 이끌고 변화시킬 수 있으려면 우선 ‘나’부터 잘 이끌 수 있어야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웃집 CEO’ 저자 엘레나 보텔로와 킴 파월은 성공한 CEO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600여명의 성공한 리더들을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 결코 지능이 높다고 기업을 잘 이끄는 것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출신과 스펙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이 CEO로 더 많이 성공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완벽한 스펙을 갖추고 카리스마가 넘치고 자신감이 충만한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에게는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리더의 자격이 없다고 치부해 버리거나 좌절을 하게 되는데 이는 대단히 잘못된 선입견에 불과한 것이다.

 누구든 처음부터 완벽한 스펙이나 능력을 타고난 사람은 없으며, 리더는 출신성분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더 나아가 주변까지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리더란 말만 잘하거나 본인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철새정치인 같은 사람이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할 줄 알며 문제를 책임질 줄 알고, 본인에게는 엄격하지만, 타인에게는 관대하며, 공익을 우선할 줄 알고, 역사 앞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진정한 리더라고 부른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라는 책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고 했으며, 맹자 역시 ‘득도다조(得道多助)’라 하였다.

 맹자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힘이 센 사람도 아니고 지위가 높은 사람도 아니며 또한 엄청난 부를 소유하거나 학력이 높은 사람도 아니요, 정말 강한 사람은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으며 주변에서 자신을 응원하고 도와주려는(助) 사람이 많아야(多) 한다고 하였다.

 결국, 남 앞에 선다는 건 자만심이 아니라 진정성이며, 주변으로부터 인심(人心)을 얻어야만 비로소 자신이 목표하는 도(道)를 터득(得)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박종완<계성 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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