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이 갖는 양면성, 10~12월에 집중되는 보행자 교통사고
가을하늘이 갖는 양면성, 10~12월에 집중되는 보행자 교통사고
  • 김성준
  • 승인 2018.11.11 15: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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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전동 킥보드(PM: Personal Mobility)로 인해 보행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격전압 0.59kw를 초과할 경우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포함되기 때문에 면허증이 없다면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받음을 교육해왔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보행자 사고가 결코 작지 않음을 항상 강조해왔다. 이처럼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은 처참한 결과로 이어진다. 교통사고 사망자 구성을 보면 대한민국에서 교통사고 보행자 사망비율은 4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19.5% 2배에 달한다. 보행자 교통사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무엇이 이토록 보행자를 위협하는 것일까? 차도에서는 당연히 보행자보다 차량이 우선이라는 운전자의 의식 때문이다. 운전자 우선주의는 수많은 보행자 교통사고로 이어진다. 무단횡단 하는 사람으로 인해 차량이 통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정하자.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잠시도 기다리지 못하고 크락션을 울리거나 욕설을 퍼붓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차도는 연석선, 안전표지 또는 그와 비슷한 인공구조물을 이용하여 경계를 표시하여 모든 차가 통행할 수 있도록 설치된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 어떻게 보면 차도에서 차량이 우선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자. 우리는 운전자이기 이전에 보행자이다. 하루에 2시간 운전한다면 나머지 22시간은 보행자로 도로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운전자로서 보행자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행동은 본인 스스로를 지키는 행위이다. 이러한 논리를 유럽 국가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여 교통안전국으로 발돋움 했다.

 과거 영국에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도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놀란 것은 서슴없이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심지어 경찰들도 무단횡단을 한다는 사실이다. 운전자는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하더라도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영국에서는 차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의 책임을 자신이 진다고 생각한다. 무질서해 보이지만 보행자에 대한 배려와 각자의 책임의식으로 인해 오히려 보행자에게 가장 안전한 국가가 될 수 있었다.

 보행자사고에 한 가지 더 우려되는 것은 가을이 점점 더 깊어진다는 사실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자 사망자수는 하절기(5~8월) 월평균 120명 수준에서 10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190명 이상으로 70명 이상 급증한다. 가을만큼 외출하기 좋은 계절이 없다. 자연스럽게 도로가 붐비게 되면서 보행자사고가 크게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 더 늦가을 기간 동안 보행자 교통사고는 퇴근시간대인 오후6시부터 8시까지 집중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프랑스식 표현이 있다. 해질녘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간이란 뜻이다. 여름에는 퇴근할 때 밝은 하늘을 보며 운전하겠지만, 가을이 깊어질수록 해가 지평선으로 넘어가 어두운 환경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가을철 퇴근시간에는 운전자가 어둠에 미처 적응하지 못해 전방의 보행자를 식별할 수 없게 된다.

 보행자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운전자는 해가 질 무렵 10~20km/h 주행속도를 낮추는 등 방어운전을 함은 물론 동시에 등화장치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보행자는 운전자가 자신을 보지 못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무단횡단을 자제해야한다. 또한 노약자는 밤 시간 야외활동을 삼가고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밝은 색 옷을 입어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여야 한다.

 김성준<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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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19:21:54
운전자분들은 주행을 할때에 횡단보도가 있는곳에선 속도를 조금만 줄여주셔서 지나가는 분들에게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조심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앞으로 많은 교통사고들이 나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