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호 전 교육감, 가명·차명 써가며 취미 생활까지
최규호 전 교육감, 가명·차명 써가며 취미 생활까지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11.11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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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도피 끝에 검찰에 붙잡힌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9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전주지검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최광복 기자
8년간 도피 끝에 검찰에 붙잡힌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9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전주지검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최광복 기자

수뢰 혐의로 받고 있는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은 여러 가명·차명을 써가며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도피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9월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잠적한 그는 전주에 잠시 머물다가 이후 서울로 이동했다.

 이후 찜질방 등을 전전하던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12년부터는 제3자 명의로 된 인천의 한 20평대 아파트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5월에는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위치한 24평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곳에서는 검거 직전까지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고 현장에선 다량의 현금이 발견됐다.

 인천에서 둥지를 튼 최 전 교육감은 일반인과 같이 평범한 생활을 해왔다.

 그는 ‘도망자’ 신분임에도 가명을 써 가며 모임 등 사회활동은 물론 다양한 취미생활도 이어갔다. 또 만성 질환을 앓고 있던 최 전 교육감은 차명으로 병원 치료를 주기적으로 받아왔다.

 “최 전 교육감이 만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여러 군데 다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처럼 최 전 교육감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조력자 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 전 교육감은 도피 과정에서 제3자 명의의 휴대전화와 카드를 썼다. 조력자 중에는 최 전 교육감의 친·인척과 교육 관계자가 포함됐다.

 검찰은 현재 최 전 교육감의 친동생인 3선 국회의원 출신 최규성(68)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비롯해 ‘조력자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실제 최 전 교육감은 병원 치료 당시 최 사장 명의로 병원 진료와 처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현재 도피 자금 출처를 비롯해 최 전 교육감과 이들의 관계, 이름을 빌려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최규성 사장을 불러 친형의 도피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형법상 친족 또는 가족은 범인 도피를 도와도 처벌받지 않지만, 제3자를 시켜 돕게 했다면 범인 도피 교사 혐의가 적용된다.

 검찰 관계자는 “8년간의 도피 기간 여러 차명을 쓰며 다양한 취미생활 즐기는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왔다”면서 “도피를 도운 다수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는 다음 주 정도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규호 전 교육감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전주지법 고승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최 전 교육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전 교육감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부지였던 자영고를 골프장측이 매입하는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007년 7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오후 7시20분께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한 식당에서 잠복 중이던 검찰 수사관에 의해 검거됐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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