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유엔은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 고재흠
  • 승인 2018.11.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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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4일은 유엔의 날로 올해는 유엔(국제연합)이 창설된 지 73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유엔은 세계의 중요한 문제들을 토론하고 해결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특히 유엔과 한국과의 관계에서 볼 때 우리는 6.25를 회고하지 않을 수 없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한국을 불법 남침하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제소에 의해 침략행위 정지요청에 관한 결의를 채택하고 동년 6월 27일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기 위한 필요한 원조를 대한민국에 제공한다는 권고결의를 채택하였다. 이래서 유엔군이 6.25전쟁에 참전함으로써 북한군을 완전 격퇴하였던 것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유엔 없이 대한민국을 생각하기 어렵다. 해방 이후 미소공동위원회에 의해 추진되던 독립 절차가 미소의 충돌로 나아가지 못하고 결국 유엔이 관리하게 됐다. 대한민국은 유엔 감시 아래 선거를 통해 탄생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다.

1991년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동시 가입이라는 조건하에 유엔에 가입할 수 있었다.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인 대한민국으로서는 기분 상하는 일이었지만 국제 평화를 위해 감수해야 했다. 지난 73년을 돌아보면 유엔은 베트남전 등 지역 규모의 전쟁을 막지 못했지만 제3차 세계대전을 예방하는 데는 그런대로 잘 작동했다. 3차 대전이 일어나지 않은 게 유엔의 역할인지는 모르지만, 전쟁에 관한한 인류를 지옥에 가지 않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을 막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누구에게나 안정된 삶과 존엄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뜻에서 개발과 인권 신장에도 앞장서 온 것은 사실이다.

특히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제8대 유엔사무총장(반기문)을 배출한 것은 경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반 총장은 재선에 성공하여 10년간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당시 한 원로 외교관은 반 총장이 ‘우리나라에서 10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인물이며 코리아 프리미엄의 대표 브랜드’라고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사실이 그렇다. 경제 발전과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수출도 중요하지만 세계를 이끌어가는 걸출한 지도자 한 명을 배출한 국가로서 국격도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반 총장의 재임 중 두드러진 업적이 없다는 일부 비판도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반 총장을 두고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조용한 리더십은 UN사무국을 잡음 없이 이끌어 왔다. 뿐만 아니라 서방 언론들의 혹평을 잠재우는 큰일들을 해냈다. 코소보 독립 과정과 아이티 지진, 중동 민주화 사태 등에서 보여준 결단력과 판단력, 용기와 인도주의에 세계는 박수를 보냈다.

유엔은 그간 세계평화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만약 유엔이 없었다면 빈곤과 불평등이 더욱 커지고 독재와 탄압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시리아 사태가 대변해주듯이 인종·종교·종족 간 갈등과 분쟁은 계속되고, 핵무기로 인한 인류 종말의 공포도 감소하지 않았다.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폭력적 극단주의나 테러, 집단학살의 위협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더해 무제한의 개발과 화석연료로 인한 기후변화는 하나뿐인 지구의 앞날을 위태롭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유엔에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이며, 유엔은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할 것인지 우리 모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북한의 비핵화문제로 미?북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핵문제는 이념논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좌파, 우파, 보수, 진보 하며 떠들어 봐도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 이 문제는 오직 감성이 아닌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핵전쟁은 인류에게 종말을 의미한다. 핵폭탄으로부터 인간을 지켜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북핵문제가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지금 국제사회의 갈등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는 유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하겠다. 유엔은 과연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지, 국제사회는 인류 평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수필가/고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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