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청, 보이스피싱 기승…“나는 너의 불륜을 알고 있다”
전북도청, 보이스피싱 기승…“나는 너의 불륜을 알고 있다”
  • 한훈 기자
  • 승인 2018.11.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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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청 공무원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전화가 무작위로 걸려오면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5일 복수의 전북도청 공무원에 따르면 최근 공무원을 대상으로 ‘불륜 사실이 담긴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라는 보이스피싱 전화가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보이스피싱 전화 패턴은 비슷했다. 보이스피싱 전화는 통상적으로 핸드폰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보이스피싱전화는 일반전화(전북도청 행정전화)로 걸려오는게 특징이다.

 이같은 전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 10월말부터다.

실제 보이스피싱 전화는 000과, 000팀장 아이냐면서 공무원의 신분과 이름을 우선 확인했다.  

 ‘불륜 여와 모텔에서 함께 나온 사진을 갖고 있다’, ‘우리 직원이 모텔에서 들어갔다가 나온 동영상을 갖고 있다’ 등 협박으로 이어졌다. ‘일정금액을 입금하면 사진을 유포하지 않겠다’라고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복수의 도청 공무원들은 “이름과 신분을 알고 있어 처음에 당황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화를 받은 공무원들은 걸려온 전화번호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걸려온 전화번호가 서울시를 의미하는 ‘02’로 시작하고, 가운데 번호가 ‘000’으로 이어져 자칫 현혹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화번호만 놓고 볼 때 쉽게 의심을 사는 인터넷 전화 등이 아니고 가운데 숫자가 3자리로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전화라고 착각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전북도청 총무과 모 팀장은 ‘전화번호만 놓고 볼 때 처음에 중앙부처인 줄 알았다’, 전북도청 기업지원과 모 팀장은 ‘오래 사용해 왔던 전화번호로 처음에 지인인 줄 알았다’ 등 보이스피싱 전화의 속임수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청 공무원들은 이름과 신분이 노출된 공무원을 겨냥한 무작위 보이스피싱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도청 공무원의 이름과 신분·전화번호 등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북도를 비롯해 시군 공무원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에 공개된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보고 무작위로 보이스피싱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북도청 한 공무원은 “전북도뿐 아니라 시군 공무원 등은 개인정보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되고 있다”면서 “인터넷에 올라가 있는 개인정보를 보고 무작위로 보이스피싱 전화를 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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