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송천동 에코시티, 학생수는 늘고 학교는 없고
전주 송천동 에코시티, 학생수는 늘고 학교는 없고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8.11.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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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학교 어디로 가야하나요?”

내년 에코시티 입주를 앞둔 A씨는 초등학생 아들의 전학문제로 고민이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송천동 에코시티로 이사 하면서 아파트 옆 학교로 옮길 계획이었으나 신설학교 개교가 2020년으로 늦어지면서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 학교를 계속 다니자니 통학거리가 너무 멀다. 그렇다고 에코시티에서 조금 떨어진 인근 학교로 옮기면 1년 뒤에 신설되는 학교로 또 옮겨야 한다. 2년 동안 세 학교를 옮기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A씨는 자녀의 학교 적응 문제, 교우 관계 등에 대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내년 에코시티 입주 예정자들 중 상당수는 A씨의 자녀처럼 에코시티 외곽에 있는 학교에 한시적으로 머물러야 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에코시티에는 데시앙 라스트, 휴먼빌 아파트 등을 포함해 내년 2월에는 에코시티 11~13블록(포스코, KCC 스위첸, 데시앙 등)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다. 그렇게 되면 1천명의 초등학생들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에코시티 내 초등학교는 화정초등학교 1곳뿐이다. 늘어나는 입주민들로 화정초는 10여개 학급을 추가로 증설해 데시앙 라스트, 휴먼빌 등의 입주자 자녀들을 수용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11~13블록에 거주할 초등생들은 수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해당 구역에 입주 예정인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강 모씨는 “교육지원청에서는 해당 거주지가 학구에 해당이 안 된다며 화정초에 갈 수 없다고 했다”면서 “1년마다 애를 옮겨야할 지 멀더라도 기존 학교를 다녀야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 모씨도 “그나마 가까운 화정초라도 갈 줄 알았는데 3년 뒤인 신설학교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통학버스 지원을 통해 인근학교로 수용하겠다고 하지만 잦은 전학이 더 큰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교육 당국과 인근 초등학교들은 사실상 학급 증설을 통해 한시적으로나마 학생들을 수용할 방안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주 신동초 관계자는 “일단 에코시티 학생들이 공부할 곳이 없기 때문에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느냐”며 “기존 다목적 교실을 분리해서라도 학급을 새로 신설하고 일시적으로나마 학생들을 받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인근에 있는 송북초 관계자도 “6~7학급을 증설해 학생들을 수용할 계획인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학령인구가 감소되는 시대인데 신도시에만 인구 유입 현상이 발생해 학급 과밀문제가 극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학부모 서 모씨는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도 문제일뿐더러 에코시티를 비롯 만성지구 등 신도시에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며 “교육 당국은 이 같은 변수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세워놨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수차례 학교 신설에 대한 승인을 거부해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며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나마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차질 없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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