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대수명 따라 급여수준 재검토해야”
“국민연금, 기대수명 따라 급여수준 재검토해야”
  • 정재근 기자
  • 승인 2018.11.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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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일 전주 그랜드 힐스턴 호텔에서 국민연금 제도 시행 30주년을 기념해 '공적연금의 역할과 미래 발전방안 모색' 이라는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최광복 기자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일 전주 그랜드 힐스턴 호텔에서 국민연금 제도 시행 30주년을 기념해 '공적연금의 역할과 미래 발전방안 모색' 이라는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최광복 기자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제도가 지속가능성 있도록 구축 및 유지를 위해선 북유럽 국가의 연금 제도 개혁처럼 기대수명이 길어질수록 연금급여를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노년의 노후소득 보장체계의 발전방향으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다층노후보장체계 구축의 필요성도 제시돼 많은 관심을 샀다.

 이즈모 리스쿠 핀란드 연금센터(FCP) 기획국장은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성주) 국민연금연구원(원장 이용하)주관으로 2일 전주 그랜드 힐스턴호텔에서 개최한 국민연금 제도 시행 30주년 기념 ‘공적연금의 역할과 미래 발전방안 모색’이란 주제의 ‘2018 공적연금 국제 세미나’에서 덴마크·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의 연금제도 개혁 성공사례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스쿠 국장은 이들 국가별 연금제도 연구결과에 대한 시사점으로 “최적의 연금 제도는 존재하지 않으며 공적연금 제도는 결코 미리 준비될 수 없다”며 “지속가능한 연금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오랜시간이 걸리지만 경제위기는 연금제도의 지속 불가능성을 신속하고 예기치 않게 나타나게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덴마크는 기대수명이 1년 상승하면 수급 연령이 1년씩 연장되고, 핀란드는 지급 수준과 수급 연령 모두 기대수명에 연동되며,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길어진 기대수명의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지급 수준을 조정한다”며 “스웨덴은 먼저 수급 연령을 인상한 후, 기대수명을 연계시키는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빌리그 캐나다 금융감독청(OSFI) 보험계리국 국장은 “인구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를 경험한 선진국에서 연금제도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연금제도는 다층구조다”고 말했다.

 빌리그 국장은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의 목적과 필요성은 연금급여가 적절하고 지속 가능하게 지급될 수 일도록 다양한 측면을 다루는 것이며 하나의 소독보장제도만으로 모든 위험을 적절히 대처할 수 없으므로 많은 국가에서 다층 노후소득보장제도를 채택한다”고 설명했다.

 권문일 덕성여대 교수는 “퇴직연금의 일시적 지급시 각종 사업자금으로 소진되기 때문에 노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시지급을 금지하고 연령차별 등 조기퇴직도 배제하고 사업장 연금납입금도 낮춰서 연금보장을 강화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에서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다층체계는 그 자체로 미래의 불확실성과 다양한 위험분산을 위한 다변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기금 운용 방향과 관련,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해서는 부담금 기여율 증가보다 투자수익률 제고가 지속가능 목표 달성에 더 효과적이다”고 제안했다.

 신 교수는 국민연금 투자수익률을 연간 3.5% 더 높이는 방안과 투자수익률을 연간 2% 더 높이면서 보험료율을 2% 상향하고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1%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 2가지안을 제시했다.

 그는 “수익률을 높이려면 리스크(위험)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하고 유동성 리스크를 확보하는 한편, 체계적으로 시장을 분석할 전술적 자원도 할당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온라인을 통해 사전 신청한 일반국민 51명과 김성주 이사장, 국내외 연금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김성주 이사장은 아시아 빌리그(Assia Billig) 캐나다 금융감독청 보험계리국 국장 등 해외 초청 연사 3명과 좌담회를 열고 해외 사례를 통해 국민연금의 미래 발전방향을 찾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제도와 기금 분야로 나눠 진행된 좌담회에서는 해당국가의 연금제도 개혁배경, 공적연금 역할 강화, 적정 노후소득보장 수준, 연금개혁시 사회적 논의과정, 중장기 연기금 투자방향, 우리나라에 주는 교훈 등을 주제로 깊이 있는 의견이 교환됐다.

 특히 이번 좌담회는 제4차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제도개선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중요한 시점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연금제도 개혁에 성공한 해외 사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이날 진행된 국제 세미나에서는 국민연금 주요이슈에 대한 3가지의 주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발표와 토론의 장이 마련돼 공적연금의 역할과 미래 발전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은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와 공적연금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아시아 빌리그 국장(캐나다)의 주제발표와 우리나라 다층노후소득보장 체계 강화를 위한 전문가 제언을 듣기 위해 이용하 원장(국민연금연구원)을 좌장으로 권문일 교수(덕성여대), 김원섭 교수(고려대)의 토론이 이어졌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국민연금 적정급여-적정부담 체계 마련을 위한 개선방향’을 주제로 이스모 리스쿠 기획국장(핀란드)과 김수완 교수(강남대)가 “공적연금의 급여적정성과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등”에 대해 발표하고, 김용하 교수(순천향대)를 좌장으로 우해봉 박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록 교수(전북대)가 토론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장기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연기금 운용 방향’을 주제로 게리 호커 파트너&책임자와 신성환 교수(홍익대)의 발표에 이어 연강흠 교수(연세대)를 좌장으로 이상우 교수(전주대), 남재우 박사(자본시장연구원)가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김성주 이사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연금다운 연금을 만들고,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연금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국민연금은 인구고령화, 노인빈곤율, 통일된 한국 등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지혜롭게 대비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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