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의 실종된 시민의식
전주 한옥마을의 실종된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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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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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은 1천만 관광객들이 찾는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명소이자 국제적으로 공인된 슬로시티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앰피의 목적지 검색어의 데이터 상위 500개를 분석한 결과 단풍 구경하기 좋은 나들이 장소 1위로 전주 한옥마을이 선정됐다고 한다.

 수령 600년의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경기전과 향교 오목대 등 곳곳에 오래된 나무들이 절경을 이루며 가을 산책을 위한 나들이 장소로 첫 손에 꼽혔다는 얘기다.

한옥마을은 느림의 미학을 기반으로 한 슬로시티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는 도시로 세계적 인정을 받았다. 지난 6월 프랑스 미헝드시에서 열린 2018년 국제 슬로시티 연맹 시장 총회에서 지역주민 마인드와 교육 기관 표창 부문 슬로시티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상의 수상 배경은 속도가 아닌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람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문화와 전통, 공동체를 계승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한다.

한옥마을 하면 고즈넉한 정취 속에서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을 공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작금의 전주 한옥마을은 상업화로 물든 데다 정체성마저 모호한 곳으로 변질되면서 찾는 이들이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더구나 쓰레기 무단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제적 관광명소이자 슬로시티라는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가 한옥마을 주민과 상인 등 24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1.2%(126명)가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현장을 보거나 무단투기 된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사용되는 봉투 비용만 매달 1천450만 원을 지출하면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언제부터 전북과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이 무질서와 쓰레기 투기가 난무하는 곳이 됐단 말인가.

제대로 된 관리 시스템의 부재 탓이 크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계도와 함께 평소 한옥마을 환경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보존하려는 시 당국과 입주 상인들, 시민들의 주인의식 절실하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주변 환경이 깨끗하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인간 심리다. 더 이상 전주 한옥마을이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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