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 그 뜨거운 울림에 대하여
추상화, 그 뜨거운 울림에 대하여
  • 채지영
  • 승인 2018.11.0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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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作 생명과 소멸 그리고 순환 Ⅱ(130.3 X 160.2cm, oil on canvas, 2011)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러분과 러시아 작가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2.16.~1944.12.13.) 소개로 시작해볼까 해요. 모스크바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칸딘스키는 어렸을 때부터 색과 소리, 언어에 특출한 감각을 보여 어렸을 때부터 미술과 음악을 배웠습니다. 법학을 전공하였지만, 나이 30세가 되었을 때 만난 모네의 <건초더미>를 보고는 그동안 그가 내재되어 있던 그림을 향한 욕망에 이끌려, 촉망받는 법학자의 길을 버리고 새로이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칸딘스키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바로 자유분방한 형태와 색채로 가득한 캔버스입니다. 점과 선, 그리고 면으로 구성된 추상작품들은 구상회화 중심이었던 당대의 화풍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현재는 추상의 아버지라 추앙될 정도로 칸딘스키의 이국적 작품의 매력에 현대미술에서도 많은 작가들이 작업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추상화는 무엇일까요? 대상의 구체적인 형상을 나타낸 구상작품과는 달리, 점, 선, 면 그리고 색을 통해 순수한 조형 요소를 표현한 미술의 한 흐름이며, 형과 색의 어울림만으로도 그리는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작품은 이창규 작가의 <생명과 소멸 그리고 순환 Ⅱ>입니다. 이창규 작가는 1990년 미국 UCLA미술대학에 교환교수로 가면서부터 활동 초기의 구상에서 시대적 흐름에 영향을 받아 추상적인 그림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에 대한 경외와 불교공부를 통해 깨달은,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대중과 긴밀하게 호흡하게 됩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작가들을 연구하면서, 개성적인 색깔을 찾기 시작하는데요. 그는 우리나라 전통건축물의 세밀한 조각이나 장식을 한 기둥과 기둥머리 장식에서 아름답고 화려함을 칙안하고, 오방색을 색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특히 푸른색 계열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은 작가가 젊은 시절에 꾸었던 청운의 꿈을 표현한 동시에, 인생을 살아오면서 겪었던 패배의식과 좌절의 고통을 이중적 의미로 작품에 표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서, 작품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한국 전통건축물의 기둥을 표현했습니다. 작품 상단의 화려함은 장식머리의 훌륭한 조형미를, 작품 하단의 하얀색은 마치 세월의 흔적이 유실되는 것을 표현한 것이지요.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삶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순환의 과정을 추상화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작품을 보셨나요? 작가의 의도와 생각을 작품을 통해 읽으셨나요? 추상화는 이렇게 다양한 나의 이야기를 정확한 어떤 형태가 아닌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실험입니다.

 이번 주말, 미술관에 방문하셔서 이창규 작가가 소속되어 있는 온그룹전의 8명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마주하셔서 작가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만나보시길 기대합니다.

 

 / 글 = 채지영 교동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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