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다른 눈으로 생각해 보기
시선 다른 눈으로 생각해 보기
  • 박성욱
  • 승인 2018.11.0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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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봉에 거꾸로 매달리다.

운동장 한 쪽 구석에 있는 철봉에 매달려 본 일이 생각난다. 턱걸이 한 개 하려고 아등바등 발버둥 치다가 실패하고 내일은 꼭 해내고 말거라고 다짐하지만 내일도 똑같이 아등바등 하다가 끝난다. 그러다 어느 날 한 개를 해내고 또 한 개를 해낸다. 한 쪽 다리를 걸어 빙글빙글 돌다가 두 다리를 걸고 머리를 땅 바닥 쪽으로 늘어뜨린다. 발로 딛고 다니는 땅이 머리 위에 있고 발 끝에는 하늘이 있다.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아이들도 술래잡기 하는 아이들도 모두 위 아래가 뒤바뀌어 보인다. 피가 머리에 몰려 핑 돌아도 참을 수 있을 만큼 참고 흔들 흔들 놀다가 내려온다. 팔과 다리에 힘이 좀 더 생기면 누가 오래 거꾸로 매달리나 내기도 한다. 윤희 손을 만져 보았다. 딱딱하다. 씽긋이 웃으면서 철봉을 많이해서 그렇단다. 굳은 살이 많아진 것 같다. 아이들 손이 보통은 말랑말랑한데 철봉을 많이하면 굳은 살이 많이져서 딱딱해 진다. 건강하게 노는 아이들이 참 귀엽다.

거꾸로 보는 시선

걸을 때 앞을 보고 걷는다. 차를 운전할 때도 앞을 잘 봐야 한다. 책을 볼 때는 고개를 살며시 숙이고 눈을 자연스럽게 아래를 보면서 읽는다. 우리는 매일 익숙한 시선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철봉에 매달려 거꾸로 세상을 보면 재미있는 이유는 늘 익숙함이 주는 식상을 넘어서는 새로움이 있는 때문일 것이다. 책 읽는 것이 따분할 때 장난삼아 거꾸로 읽기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이름을 거꾸로 부르기도 한다. ‘자윤’이는 ‘윤자’로 ‘윤지’는 ‘지윤’이로 말이다. 그런데 ‘윤지’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와 ‘지윤’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한 학교에 있었다. 이렇게 거꾸로 바꿔보는 것은 일상에서 또 다른 재미다.

숲 속에서 뱀과 새가 되어보기

하늘 거울보기 놀이가 있다. 손 거울 만한 크기다. 가운데가 조금 움푹 들어간 곳에 코를 데고 본다. 거울 면을 하늘을 향해 보면 뱀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고 거울 면을 아래로 향해 보면 새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뱀은 땅 바닥을 기어 다니기 때문에 위로 올려다 보면서 살아간다.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아래 땅을 내려다 본다. 뱀 시선으로 보기 놀이를 할 때 아이들은 뱀처럼 땅 바닥을 기어가면서 하늘거울 놀이를 하고 새 시선으로 보기 놀이를 할 때는 새처럼 팔을 휘적 거리면서 하늘거울 놀이를 한다.

다람쥐처럼 나무 꼭대기 거미처럼 대롱대롱

나무타기가 위험하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아이들의 오르기 본능을 막을 수는 없다. 숲 길을 걷다가 도토리 밤을 줍고 놀다가 어느새 나무 위로 올라간다. 처음에는 겁을 먹다가도 한 번 두 번 오르다보면 용기가 생겨서 다람쥐처럼 재빨리 올라간다. 타잔처럼 소리도 질러 본다. 나무 사이에게 줄을 메달에 놓으면 이번에는 거미처럼 대롱 대롱 매달린다. 줄이 출렁출렁한 느낌이 있어서 딱딱한 철봉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고 아찔함이 더 있다. 아이들은 그냥 풀어 놓으면 놀이 거리를 찾는다. 앞만 보고 누가 보라고 하는 곳만 보다 보면 느낄 수 없는 자유로운 시선들을 스스로 알아간다.

다른 눈으로 생각해 보기

가을이 깊어지면 손이 작 튼다. 흙은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녀석들이 손을 잘 씻고 하면 좋은 데 또 놀아야 하니 손 씻기를 뒷전이다. 그러나 손이 지저분하고 트기 일쑤다. 가끔씩 아이들 손을 보면 역시나 지저분하다. 이녀석들 지저분하다라고 말하다가도 트는 손이 안쓰러운 깨끗이 씻기고 보드랍게 핸드크림을 발라준다. 초임 발령 났을 때가 생각난다. 사랑과 돌봄이 좀 더 필요한 친구들이 있었다. 비가 오면 구린내(?)가 심하게 요동쳤다. 옷을 좀 빨아입으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래서 집으로 데려와 욕조에 푹 담가서 씻기고 깨끗한 옷 입혔던 기억이 난다. 요즘 아이들도 사람들도 불편해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보면 완전히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지저분한 것들이 귀엽고 안쓰럽고 더 많이 챙겨주고 싶은 마음으로 바뀔 때가 있다. 세상이 한 가지 시선으로 그냥 보고 느끼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때가 참 많다. 하지만 다른 시선으로 좀 더 넓은 생각과 따뜻한 마음으로 품었으면 좋겠다.

 

 박성욱 구이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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