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빚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
춤으로 빚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10.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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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무용극 \'모악정서\'
 인간 세상으로 일탈을 꿈꾸던 선녀가 마침내 모악산 계곡에 내려 앉아 나무꾼을 만난다.

 30일 오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의 한 연습실.

 이날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 무용단(단장 여미도)은 창작 무용극 ‘모악정서(母岳情緖)’에 관한 시연회를 개최했다.

 가을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용가들은 이 곳에서 쉼 없는 손짓 발짓으로 실내에 온기를 불어 넣고 있었다.

 무용단이 제27회 정기공연의 일환으로 마련한 창작 무용극 ‘모악정서’는 춤으로 빚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11월 9일부터 10일까지(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5시) 이틀 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진행될 이번 공연에서는 무용단이 모악의 따스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치는 아름다운 춤의 향연이 선보여진다.

 안무를 맡은 여미도 단장을 비롯해 대본 및 연출은 정구호, 소품(선녀 부채) 방화선 선자장 등이 제작에 참여했다. 

 여미도 단장은 “국립무용단에서 정통 무용극 무용수를 경험하고 퓨전 작품이나 현대 작품도 경험했다”며, “점차 퇴보하는 무용극의 현실이 안타까워 이번에 ‘모악정서’를 전북의 브랜드 무용 공연으로 만들고자 단원들의 역량을 모으게 됐다”고 밝혔다.

 무용단은 이번 시연에서 1막 5장 ‘이승의 일상’, 1막 8장 ‘천상의 재회’, 1막 9장 ‘찾아온 이승의 행복’을 차례로 공개했다.

 극 중에서 ‘이승의 일상’은 우연히 나무꾼과 인연이 된 선녀가 이승에서 나무꾼의 어머니를 모시고 인간의 삶을 살며 하루 하루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천상의 재회’는 산신령의 도움으로 천상의 세계에 오르게 된 나무꾼이 천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선녀와 만나 다시 이승으로 내려가자고 설득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극의 대미를 장식할 ‘찾아온 이승의 행복’은 나무꾼의 사랑을 확인한 선녀가 이승으로 돌아오고, 노모를 모시며 모악산에서 즐거운 삶을 보내자 하늘과 땅의 축하연이 열리게 된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번에 선녀 역할로 주연을 맡은 이은하 수석 단원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선녀와 나무꾼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후배 단원과 호흡을 맞춰 감성적인 춤의 언어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무용단에 입단한 지 1년 만에 나무꾼 역할로 주연 자리를 꿰찬 박근진 단원도 “선배 단원들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며 “후회하지 않을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시연에서 시선을 끈 장면은 나무꾼의 친구들이 집에 찾아와 신나게 노는 장면이 나오는데, 남자 무용수들의 힘 있는 사물놀이를 감상할 수 있다.

 여미도 단장은 “여자 무용수에게 쏠리는 역할을 남자 무용수들에게도 고루 배분하면서 전 단원이 작품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안무를 짰다”고 설명했다.

 여 단장은 “완벽하지 않지만 우리 연습을 본 전문가들이 후한 평가를 해주는 것이 힘이 된다”며, “정통성과 모던이 만나 새롭게 보여주는 무용극을 많이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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