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식지 않는 온정의 손길 ‘연탄나누기’
비가 와도 식지 않는 온정의 손길 ‘연탄나누기’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10.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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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탄은행이 26일 전주시 자연생태관 앞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선포식을 가진 가운데 중앙여고 학생들이 저소득층, 홀몸 노인들에게 나눠줄 연탄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최광복 기자
전주연탄은행이 26일 전주시 자연생태관 앞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선포식을 가진 가운데 중앙여고 학생들이 저소득층, 홀몸 노인들에게 나눠줄 연탄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최광복 기자

 

 작은 연탄 한 장 한 장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소외 계층들을 위해 온정의 손길이 시작됐다.

 전주연탄은행과 중앙여자고등학교는 26일 오후 2시 전주시 완산구 승암마을에 한데 모여 2018~2019년도 연탄 나눔 봉사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따듯한 전북만들기 사랑의 연탄나눔 선포식’을 개최했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홀로 지내는 노인 등 소외계층이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이날 선포식에선 전주 중앙여고 학생과 교직원 등 300여 명이 참여해 연탄을 손수 배달했다.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봉사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현장에 도착한 학생들은 저마다 줄을 지어 연탄 행렬을 만들었다. 마을 입구에서 홀몸 노인 집까지 이어진 학생들 행렬 사이로 연탄이 한 개씩 손으로 옮겨졌고 이내 창고에 연탄이 배달됐다.

 비어 있던 창고는 연탄 300장으로 금세 가득 찼다. “이제 올겨울은 걱정 없게 됐다”라는 집주인 할머니는 학생들에게 연이어 감사 인사를 전했다.

 3년 넘게 연탄을 후원받는 이영자(74·여) 씨는 “학생들의 따듯한 손길로 전달된 연탄으로 이번 겨울을 보낼 생각 하니 벌써 따듯해진 듯하다”면서 “따듯한 차라도 학생들에게 대접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다”고 아쉬운 듯 말했다.

 이번 연탄 나눔행사는 유독 특별했다.

 전주중앙여고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190만원)으로 마련된 연탄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탄 준비를 위해 용돈은 물론 장학금까지 쾌척한 학생도 있었다.

 성적 장학금을 연탄 성금으로 기부한 중앙여고 1학년 정가연(17) 학생은 “산간 지역 홀몸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겨울을 조금이나 따듯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장학금을 연탄 은행에 기부했다”면서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부활동을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학생들이 배달한 연탄은 모두 1500여장으로 소외계층 5가구에게 전달됐다.

 본격적인 연탄 나눔 행사를 시작한 전주연탄은행은 올해 목표치를 100만 장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전주연탄은행 윤국춘 대표는 “연탄세대가 줄었다고 하더라도 연탄세대들은 아직도 경제적으로 힘들다”면서 “올겨울은 혹독한 추위가 예고된 만큼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탄 한 장은 700원이다. 그리고 연탄 5장이면 저소득층 가정이 하루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면서 “검은 보석이라고 불리는 연탄에 대해 도민 여러분이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지역에서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가구는 1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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