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독자생존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사립유치원, 독자생존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 김용임
  • 승인 2018.10.2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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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유치원이 사회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어린이의 교육을 관장하는 원장으로써 현재 사립유치원의 실태와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필자는 모든 재산을 투자하며 오로지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깊은 마음으로 오랜 시간과 온몸을 바쳐 30년 넘게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오로지 아이들이 좋아서, 유아교육이 천성에 맞아서, 평생을 돈과는 담을 쌓고 아이들 소리, 아이들 걸음걸이, 아이들의 느낌을 소중하게 키워주고자 신용대출을 밥 먹듯이 하며 새벽 5시에 일어나 허리가 휘고 무릎이 펴지지 않을 때까지 풀 뽑고, 나뭇가지 모으고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최근에는 원장 급여도 못 받으며 사명감으로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때로는 한숨대신 어린이들을 가르친다는 보람으로 언젠가는 국가가 인정해 주겠지 아니,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다 알아주겠지, 억장이 무너지고 벼랑 끝에 절망과 좌절감에 아이들을 바라볼 용기마저 잃을 때도 있었다.

 천진난만한 어린이와 어린이들이 좋아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사들과 함께 소풍이나 야외학습 가는 날에는 안전 등의 문제로 어깨가 뭉칠 정도로 몸살을 앓았고, 뛰어놀다 넘어져 다칠세라 김밥 먹다 체한 경우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디 그뿐이랴, 대소변 못 가리는 어린이들의 똥냄새도 구수하다며 아이들 마음 기죽지 않도록 보듬어주는 것은 오롯 일선교사와 원장의 몫이었다.

 원내 CCTV설치보다 선생님의 자질과 인격을 먼저 가다듬어 학부모님께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신으로 나 자신부터 몸을 가다듬고 수시로 교사들에게 교육과 함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끼리 놀면서 어쩌다 다친 아이 있을 때는 그 아이의 엄마 보다 더 떨리는 책임감으로 펑펑 울며 병원으로 달려갔으며 우리 어린이들과 30년 넘게 동고동락했다.

 요즘 유치원 문제가 대한민국을 떠들썩거리게 하고 있다. 마치 유치원이 이 사회의 모든 비리를 다 저지른 것처럼 왜곡되어 있다. 유치원에서의 비리, 저조한 간식, 지원금, 보육교사의 자살 등 유치원의 문제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이 사실과 너무 왜곡되어 억장이 무너진다.

 사립유치원은 공립이나 병설유치원과 다른 상황에서 운영된다. 공립이나 병설유치원 등은 아이들이 숫자와 관계없이운영비가 국가에서 나오니 걱정 없지만 사립유치원은 설립자가 재산을 투자해 운영하고 있다.

 유치원 문제가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면서 초롱초롱한 우리 어린아이들의 눈을 바라볼 때면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나온다. 어린아이들의 마음은 천사와 같고 나비와 같다. 또는 가을 날 뭉개 구름처럼 곱다.

 이 어린아이들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한다. 그 어느 누가 유치원을 욕하더라도 30년 동안 그랬듯 오로지 천사와 같고 나비와 같은 순하디 순한 어린이를 보면서 굳굳하게 달릴 것을 다짐해 본다.

 최근 유치원 문제로 운영하는 유치원의 문을 닫을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눈망울 속에서 나의 마음을 흔들었고, 어느 학부모가 나의 손을 잡으며 격려하고 위로할 때 다시 생각해 봤다.

 모든 사립유치원은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유아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첫 사회는 유치원이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의 첫 사회경험을 위해 우리 사립유치원들은 독자생존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교육기관과 우리 정부가 알아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아울러,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일선에서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유치원 교사들에게 힘과 용기를 보내주기 바란다.

 김용임 익산 리라유치원 원장(한국유치원총연합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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