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 같은 따뜻한 사람이 필요하다
난로 같은 따뜻한 사람이 필요하다
  • 이길남
  • 승인 2018.10.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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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을 가고 싶은 공간으로

가을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훅 내려갔다. 초록이었던 잎들이 어느 새 붉게 노랗게 물들어 달콤한 향이 퍼질 듯한 고운 빛깔을 담고 있다.

‘쌀쌀하다’고 느꼈던 날씨가 ‘쓸쓸하다’로 바뀌는 요즘이다.

따뜻한 온기가 필요한 계절, 벌써 겨울을 대비해야하는 때가 되었다.

혼자사는 사람이 늘어가는 혼술, 혼밥의 시대, 어디에선가 홀로 차가운 방에서 지낼 누군가가 너무 외롭게 지내고 있지는 않나,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생각나는 사람이 떠오르면 전화라도 한 통 걸어볼 일이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요즘 학교 환경은 참 다행스럽다. 냉난방기가 교실마다 설치되어 날씨가 더워도 추워도 걱정이 없다.

예전에는 날이 추워지면 꽁꽁 언 교실을 덥히느라 조개모양 석탄 난로에 불을 지폈고 이 석탄에 불을 붙이려면 불쏘시갯감이 필요해 학생들은 솔방울울 주워가고 장작을 쪼개 모아 가져가야했었다.

게다가 난로가 따뜻하긴 한데 워낙 교실 외풍이 세서 난로에서 떨어져 앉았던 아이들이 쉬는 시간만 되면 난로 주변에 모여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난로 덕분에 이렇게 가끔씩 학창시절의 겨울을 떠올리면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다.

사람마다 성향이 각기 다 다르지만 유난히 늘 주변에 사람들이 끄는 따뜻한 사람이 있다.

마음이 허전하거나 춥다고 느껴질 때면 떠올려지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살기 좋은 세상임이 분명하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선생님이 인기가 많다. 내가 어린 시절에 학교 다니던 때의 분위기와는 180도 달라져 그 때는 그렇게도 무섭기만 하고 어려웠던 선생님을 요즘 아이들은 거의 친구처럼 대하는 것을 많이 본다.

또 학교에서 아이들이 늘 찾는 곳은 보건실이다. 한 친구가 조금만 다쳐도 여럿이서 그 친구를 둘러싸고 보건실로 몰려가는 모습을 간간히 본다. 아이가 다친 곳이나 아픈 곳을 치료받을 수도 있고 위로받을 수도 있는 장소가 있어 참 다행이다.

도서실도 역시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점심시간이면 늘 찾아와 책을 읽는 아이들을 보면 참으로 기특하다.

책을 읽다보면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수도 있고 책의 주인공을 따라 흥미진진한 모험을 겪을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좋은 책을 많이 읽어본 아이는 늘 도서관을 찾아와 새로운 책을 찾는다.

추우면 난롯가에 모이는 그 시절의 아이들처럼 심심한 날이면 책을 찾아가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을 잘 꾸며두어야겠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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