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화단의 원로, 운경 황호철 개인전
전북 화단의 원로, 운경 황호철 개인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0.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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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화단의 원로인 운경 황호철 작가가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기스락 1실서 개인전을 갖는다.

 동양적 산수의 명맥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는 황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진실됨, 그리고 오묘한 조화의 멋을 표현하기 위해 평생을 달려왔다.

 조선말기에 활동한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예술과 작품에 관한 연구로 논문을 쓸 만큼, 황 작가는 일찍이 원숙한 경지에 도달해 대화가의 명성을 얻은 그를 흠모하고 있다.

 그러면서, 황 작가는 “이런 대화가의 길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해보고자 탐미해 보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을 낮추어 소개한다.

 이러한 투철한 목표의식 덕분인지 모르지만, 그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또한 산수화에서부터 화조영모화, 송하맹호도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특히 화업 50여 년의 세월을 토해내는 듯 자연의 심오한 맛을 찾으려 애를 쓴 흔적이 엿보이는 실경산수는 그를 상징하고도 남는 작품이다. “자연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의 진솔함이 보인다”는 작가의 말마따나 하얀 화선지 위에 춤을 추고 있는 그의 붓이 전통 한국화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고, 한국화 확장의 길을 고민하게 만든다.

 실제, 환경오염과 난개발로 변해가고 있는 자연의 모습은 지나쳐 버리기 쉽다. 그렇게 점점 사라져가는 풍경을 끈질기게 전통 기법에 담아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원로의 붓질이 더 없이 소중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주변이 고즈넉한 새벽 시간에 주로 작업을 펼치는 황 작가의 작품에서는 새벽의 향기와 정취가 폴폴 묻어난다. 먹과 물의 농담으로 점철된 수묵화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다보면, 어느새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마음의 평정심을 찾게 된다.

 황호철 작가는 “거짓 없고 진실한 자연을 화선지 위에 그림으로 승화시켜보고자 붓을 잡고 두려움 없이 표현해 보려고 몸부림을 해 보지만 마음이 앞설 뿐이다”면서 “지금의 나는 자연과 사물들을 두려움 없이 그리며 묘사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 어느 훗날 내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갈지는 나 자신도 알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인 황 작가는 개인전 13회, 한국·대만·일본·몽골에서 주요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장, 대한민국 회화대전,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수상 경력으로 전주시 예술상(2003)과 홍조근정훈장(2008) 등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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