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발명가의 힘
청년 발명가의 힘
  • 박인선
  • 승인 2018.10.21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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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철 作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들(2017 대한민국 환경사랑공모전 사진 부문 대상)(제공 한국환경공단)

 얼마 전, 네덜란드의 청년 발명가인 ‘보얀 슬라트’라는 청년이 태평양 한 가운데 떠다니는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거대한 청소기를 만들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네덜란드하면 풍차가 먼저 떠오른다.

 육지가 수면보다 낮은 나라다.

 둑에 난 구멍을 손으로 막아 네덜란드를 구했다는 동화는 어린 시절의 애국심을 일깨워주는 이야기로 기억된다.

 보얀 슬라트의 나이 16세가 되던 어느 날, 지중해 연안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게 되었는데 바닷속 풍경은 온통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쓰레기 뿐이고 물고기는 쓰레기 속에서 바둥거리면서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청소기를 만들겠다는 꿈을 키워웠다고 한다.

 필자는 어느 환경 작가의 바다 쓰레기를 소재로 한 설치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작가는 바다 쓰레기를 국적별로 분류하여 고발성 있는 설치 작품을 만들었는데 부끄럽게도 우리나라의 플라스틱병도 포함되어 있었다.

 쓰레기가 국경을 넘어 온지구 상을 넘나들어 있다.

 이렇게 떠다니는 쓰레기들은 바다 곳곳에 쓰레기 섬을 이루는데 그 중에서도 태평양한 가운데 한반도의 7배나 된 쓰레기섬을 청소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물론 여론은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매일 쏟아지는 쓰레기 양이 청년 발명가가 치우는 양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원금이 393억원이나 모금 되었다니 청년의 호기로운 도전이 지구 환경의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담 소식을 전후해서 관심을 불러일으킨 뉴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버버리 회사’의 자사 재고 상품 소각 관련 뉴스는 환경 관련 단체들의 항의로 맨얼굴을 드러내 놓고 말았다.

 이유인즉, ‘브랜드 가치 유지’라는 궁색한 논리로 소비자를 유린한 사건이다. 기사 보도로 인해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기로 했다지만, 이러한 사정은 이곳 뿐이겠는가.

 소각해서 버려지는 한이 있더라도 재고를 가지고 가야하는, 소각까지 하면서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공략하는 행태는 브랜드를 향한 소비자의 무한 사랑에 대한 배신의 한 장면일 수밖에 없다.

 시장 논리보다는 지나친 공격 마케팅이 빚어낸, 축구경기를 빗대어 보자면 자살골을 얻은 셈이다.

 청년 발명가의 후원자들 중에는 개인 명의자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름을 대면 알만한 세계 굴지의 기업가들도 이름을 올렸다.

 기업을 통해 축적된 부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부하는 행위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기업이 이윤 추구라는 목적에 매몰되어 책임을 무시함으로써 사회적 역할이 인색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희망적 메시지를 접하고 산다.

 그러나, 환경 문제는 더욱 더 심각하게 도전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하물며, 우주 공간의 쓰레기까지 어느 곳이든 안전한 곳이 없다.

 국가 정책도 개인생활도 환경 문제에 더욱 우선해야 하는 이유이다.

 /글=박인선(정크아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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