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세요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세요
  • 이길남
  • 승인 2018.10.18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도 보고 잠자리도 잡고

가을로 접어들자마자 기온이 뚝 떨어져 벌써 떨어진 나뭇잎이 바스락거린다. 노랗던 황금들판은 추수를 마쳐 텅 비어가고 서걱거리는 옥수숫대가 더 추위를 느끼게 하는 요즘이다.

아직 난방을 하기에 이른 교실에서는 햇살 좋은 자리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기도 하고 현장체험을 떠나는 아이들 손에는 벌써 손난로가 쥐어져 있다.

날이 이렇게 썰렁해지니 저녁을 마치고 운동삼아 산책을 하는 사람들 수가 푹 줄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부지런히 집에 가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따뜻한 저녁상에 둘러 앉아 오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하고 힘들었던 식구가 있다면 서로 위안이 되는 말도 건네면서 도란도란 식사하는 장면은 언제 떠올려봐도 정겹고 흐뭇하다.

어린 시절에 경험한 따뜻했던 일들은 어른이 되어서 행복한 추억으로 떠오른다.

할아버지가 주셨던 곶감 하나가 얼마나 달았던가 하던 것이나 시골 장터에서 먹었던 뜨거웠던 팥죽이 생각나기고 하고 실감나게 겪었던 이야기를 참 재미나게 풀어서 해주시던 외할머니도가 보고 싶은 가을 저녁이다.

아이는 참 빨리 자란다. 걸음마를 떼며 걷는 아이가 언제나 클까 싶지만 어느 순간 유치원에 다니고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간직한 아이는 자라면서 그 추억을 먹고 또 성장한다. 살면서 힘든 순간들이 와도 나를 사랑으로 아끼며 키워주시던 부모님과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이겨낼 수 있다.

늘 바쁘고 쫓기는 요즘 삶이지만 내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시간을 많이 내보자.

가을꽃이 한창이니 꽃을 찾아 구경도 하고 곱게 물들어 떨어진 낙엽을 함께 주워 모아보기도 하고 도시락을 싸서 가족들끼리 가까운 야외로 나가도 좋겠다.

시골에 부모님이 계시다면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와 함께 고향을 찾아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도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좋겠다. 밭에 가서 호박이나 가지를 따보기도 하고 고추잠자리를 잡으러 뛰어다니기도 좋다.

저녁이면 구수한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으니 아이의 행복한 추억만들기에 딱이다.

또 엄마,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도와 열심히 일을 거드는 모습을 보면서 효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우칠 수 있다.

아이에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손에 쥐어줄 수는 없다. 어른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