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미술의 출구, 아시아에서 찾아야"
"전북미술의 출구, 아시아에서 찾아야"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0.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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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경 예술국제미술관 초대전을 성황리 마친 홍선기,김철규,김성수 작가에게 듣는 후일담

 전북의 작가들이 지역의 한계성을 뛰어 넘어 중국 현대미술의 메카인 북경 쑹좡 지역의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시회를 성황리 마쳐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전북도의 해외전시지원사업을 통해 간헐적으로나마 작가들의 해외 인적교류가 이어지기는 했으나, 공공기관의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미술가들의 왕래에 물꼬가 트여졌다는 점은 결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의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중국의 작가들과 함께한 교류전에서 무게감 있는 대형 작품을 선보였던 만큼 스케일 또한 남달랐던 전시였다는 평가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은 지난달 27일부터 10일까지 중국 북경 쑹좡에 소재한 예술국제미술관에서 ‘合, NETWORK’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전북도립미술관의 적극적인 사전 답사와 관계 맺기를 통해 성사됐다. 지난 4월 전북도립미술관 주최로 교동미술관에서 선보였던 ‘PLUS, 合’전의 연장선상에서 펼쳐진 국제교류전으로,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의 입주미술가와 전북 중견미술가 등 8명의 작가가 중국 쑹좡 미술가 8명과 함께 교류전을 펼친 것이다.

 전북의 초대미술가는 이종만, 홍선기, 김철규, 한정무, 최은경, 서완호, 김성수, 이승희 작가였으며, 중국에서는 장동홍, 센징동, 취즈롱, 츄이준, 피아오광시에, 마동민, 우까오중, 김남오 작가가 함께했다.

 전시 폐막을 하루 앞둔 9일 중국 쑹좡 현지에 동행했던 홍선기, 김철규, 김성수 작가를 전주에서 만나 후일담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이번 전시를 발판삼아 전북과 쑹좡 지역간의 인적교류로 이어지고, 전북 작가들의 창작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를 한 목소리로 바랐다. 더 나아가 지역 내 미술계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공고히할 수 있는 다양한 기관과 형태의 사업들이 많아져 전북 작가들의 해외진출 기회가 보다 넓어지기를 소망했다.

 홍선기 작가는 “이번에 중국 쑹좡에서 전시를 치르면서 겪게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과연 사람들이 믿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내밀한 경험이었다”면서 “익히 알고 있던 해외교류전이라는 뻔한 이미지, 으레하는 테이프 커팅이나 인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관심있게 서로의 작품을 발견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 작가는 “저 또한 중국의 작가들로부터 자극도 받고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받았으며, 더 치열하게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아시아를 고민하고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의 지금의 방향이 확장된다면, 답보상태에 놓인 전북미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철규 작가는 “평소 지역의 미술관이라면 국내외 유명한 작가들을 불러들이고, 전북의 작가들이 균등한 위치에서 함께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획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번 쑹좡의 전시에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좋은 경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 작가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역에 가서 네트워크를 맺고 전시를 성사시키기까지 미술관의 공식적인 역할은 물론, 비공식적으로도 엄청난 노력이 있었겠다는 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수 작가는 “지난 2016년 전북도의 해외전시지원사업에 선정돼 뉴욕에서 전시를 치렀을 때, 현지 작가들과 교류를 하고 싶어도 개인적으로 그 끈을 연결하기란 매우 어려움이 컸다”면서 “이번 중국 쑹좡 전시에서는 공적인 기관인 미술관을 통해 함께 움직이다보니 유명 작가들과도 대등한 입장에서 교류가 가능할 수 있어 좋았고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있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들 작가는 전북의 미술인이라는 주체적 시각에서 아시아 현대미술을 바라보고, 네트워크를 확장해 가려고하는 미술관의 ‘아시아 지도리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김철규 작가는 “지역미술관이라고 한다면 지역 작가들에게 옷을 잘 입혀줘야한다”면서 “전북도립미술관은 전북의 색깔을 가지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선기 작가는 “이번 교류전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네트워크나 교류라는 것은 결국 바닥에 스미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고 조언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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