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과 전북 샌드위치 신세 면하려면?
군산과 전북 샌드위치 신세 면하려면?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8.10.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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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끼 식사 대용인 ‘샌드위치’.

도박에 빠졌던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 존 몬테규가 카드 게임을 멈추지 않고 허기와 식욕을 채우기 위해 음식으로 만들었다는 기원이 전해지지만 군산과 전북에는 매우 불편한 단어로 다가온다.

어떤 존재 사이에 끼어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컬어 ‘샌드위치’신세가 됐다는 말을 쓴다.

 군산과 전북의 실상이 그렇다.

 전북 경제의 입이라는 군산항은 위로는 평택항, 아래로는 광양항과 경쟁해야한다.

 두 거대 항만 틈바구니에서 생존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전북의 위상도 마찬가지다.

 근거리에 행정수도 세종시, 비약적으로 성장한 충남이 있고 선거철만 되면 전라도해서‘형제(?)’로 불리는 광주광역시와 전남 중간에 놓였다.

 자조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전북의 처지는 거대한 양 지역 틈바구니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모든면에서 열악한 자치단체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인구만 보면 알 수 있다.

 대전광역시·충남, 광주광역시·전남 인구는 각각 350여만명에 달하지만 전북은 절반 수준인 180여만명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가혹하게 표현하자면 전북이 이들 지역보다 뭐 하나 앞서는 게 없다.

 단 하나 내세운다면 20년 가까이 들어온 새만금 레퍼토리다.

 그러나 이마저도 시간이 흘러갈수록 많은 시민으로부터 공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향후 새만금을 거점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란 소리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왔지만 뭐하나 제대도 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군산 경제 상황은 새만금만을 기대할 수 없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

 잔칫날 잘 먹겠다고 굶어 죽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변된다.

 문제는 지역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되자 이를 비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던 하늘을 울린 거대한 함성도 사라졌다.

게다가 이들 기업을 대신할 “대기업을 유치해야 군산과 전북이 살아난다”는 애끓었던 절규도 허공을 맴돌다 갈 곳을 잃고 메아리가 됐다.

어떤 일에 금방 흥분하다가도 금세 가라앉는‘냄비’근성은 아닌지 답답하다.

최근 남북한 화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손뼉치고 환영해야 할 일이다.

 다만, 군산에 투자할만한 대기업들이 북한으로 눈을 돌리는 바람에 그 여파가 군산과 전북에 미치지 않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군산과 전북이 ‘샌드위치’형국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한 재무장이 시급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나무 아래서 입만 벌린다고 열매가 저절로 떨어질리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겼으면 한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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