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중단숙려제 참여해도 전북 학생 45% 학교 떠난다
학업중단숙려제 참여해도 전북 학생 45% 학교 떠난다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8.10.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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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부적응 학생들의 학업 중단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학업중단숙려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북의 경우 학업중단숙려제를 참여하고도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한표 의원(자유한국당, 경남 거제시)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업중단학생 및 숙려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북 지역에서 학업중단숙려제에 참여한 학생 중 학교를 그만둔 학생 비율은 2015년 33.3%, 2016년 43.7%, 2017년 56.1%로 매년 상승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최근 3년 기준으로 전북(45.25%)이 세종(57.94%), 경남(54.24%), 전남(51.03%), 강원(47.09%), 대전(45.43%) 다음으로 학업 중단 학생이 많았다.

이 가운데 도내 중학생의 경우 학업중단숙려제 참여 후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2015년 93명 중 7명(7.5%), 2016년 43명 중 6명(14%), 2017년 49명 중 15명(30.6%)으로 매년 증가했다.

고등학생은 2015년 225명 중 99명(44.0%), 2016년 257명 중 125명(48.6%), 2017년 341명 중 205명(60.1%)이 숙려제 참여 후에도 학업을 중단해 중학생 보다 3년 내내 월등히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어려서부터 이미 학업, 교우 관계, 가정환경 등으로부터 발생한 학교 부적응이 누락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고등학교부터 의무 교육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교사들도 학업 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들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학업중단숙려제에 참여한 도내 학생들은 보통 2~3주 숙려 기간을 갖고 Wee센터, We 클래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에서 심리 상담과 진로적성 프로그램 등을 받게 된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관련 기관에 찾아가지 않으면 체계적인 관리를 받기 어렵다. 본인이 직접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상 어른들의 관심 밖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내 한 교육계 관계자는 “현행 교육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학업 중단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현재 교육 시스템상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숙려제 기간을 늘리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등 내실 있는 변화를 통해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교육 당국이 함께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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