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S 가 뭐여?”
“PLS 가 뭐여?”
  • 김보금
  • 승인 2018.10.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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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가 금치여,”

 추석을 앞두고 전주 남부시장에 어머님과 함께 장을 보았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보니 추석이 오래 전일인 것 같지만 사실 2주도 채 안되었다. 명절쯤 앞두고 우리 단체는 제수상품을 조사하고 발표하다보면 으레껏 전년대비 가격동향을 이야기하게 된다. 대부분 가격 폭락보다는 오름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보니, 폭염에 고생한 농민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여기에 미안함을 더하는 일들이 보태지고 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옥션이 추석을 앞두고 과일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오렌지, 바나나 키위 등이 두 자리 이상 판매량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결국 고유의 사과, 배 판매량이 25% 줄었다고 하니 차례상에 수입 과일이 특수를 노렸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각국에서 수입되는 다양한 견과류와 종실류에 대한 걱정이 있다. 생산국가에서 어떤 농약을 사용했는지, 유통과정에서 사용되는 보존료는 이상이 없는지. 소비자는 국내외 어떤 먹거리든 안전하기를 바란다. 특히 농약이 식탁 위 음식에까지 남아있지 않을까 늘 불안하다.

 국내산 농산물 전체가 친환경인증제품일수는 없다. 농작물 보호와 병해충예방을 위해 농약을 사용할 수 있고 대부분 농약잔류량에 대한 법적 기준치가 마련되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욱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ositve List System), 일명 PLS가 2019년 1월부터 모든 농산물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농약 PLS는 국내외 합법적으로 사용된 농약에 한하여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하여 목록화하고 그 외 국내사용이 허가되지 않은 농약은 일률적으로 불검출 수준인 0.01ppm으로 관리하는 제도이다. 이는 농약 오남용으로부터 안전한 농산물을 소비자 식탁에 제공하여 농약으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전북도에서도 자치단체별로 PLS에 대한 생산자 교육이 진행되고, 필자 역시 소비자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이야기를 농가교육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특히 대농보다는 소농, 고령농가에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대농보다 소농 등은 재배할 작물이 다양하며 사용할 농약도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하면 획기적인 일로 농촌현실이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부는 PLS제도 도입은 시기상조여서 준비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입장에서는 PLS가 시행되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농약을 쓴 농산물의 수입 및 생산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국민 건강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로 소비자단체는 환영하고 있다.

 두 달 전 8월 6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 관련부처가 공동으로 내년 1월1일부터 전면시행 되는 PLS의 연착륙을 위해 그간 협의한 대응책을 발표하였다.

 소비자에게는 생소한 PLS가 다른 어느 나라 국민보다 안전하게 생산, 수입되는 농산물을 믿고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미처 대처하지 못한 농가들이 이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생산자와 자치단체의 노력도 기대한다.

 

김보금(한국여성소비자연합전북지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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