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화재단, 시민과 함께 설계하는 문화정책
익산문화재단, 시민과 함께 설계하는 문화정책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0.03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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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기획] 전북, 사람 중심의 문화를 꽃피우자<3>

 익산문화재단은 전국지역문화재단 중에서 정책연구개발 기능이 탄탄한 재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지역의 문화정책 의제 발굴과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소수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에 만족하기 보다는 많은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있는 까닭이다. 재단은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직접 의견을 내 주제를 선정하고 행사를 운영하는 기획포럼을 몇 년 째 추진 중에 있다. 2016년에는 희망연대와 예총 정담, 2017년에는 의제 21의 지속가능발전 공감토크쇼 등을 진행했다. 또 시민이 제안한 익산학 사업을 지난해부터 재단의 핵심 사업으로 삼고, 중·장기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시민들과 보다 진한 스킨십을 가진 자리를 펼쳐 주목됐다. ‘익산문화예술정책단 시민아고라’, 그 시작은 미약했을지 모르지만 이후의 가치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편집자주>

 “나는 내 고향 익산을 사랑한다. 그래서 곧 있을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장애인체육대회’로 많은 사람들이 익산을 찾아오면 내가 먼저 따뜻한 익산을 만들기 위해 푸근한 미소로 손님을 맞을 것이다. 이번 시민아고라에 참석하면서 더 역동적으로 내가 먼저 손 내밀어 따뜻한 익산시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 운영을 위해서는 큰 그림도 필요하지만, 작은 의견이 모아지는 시민아고라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아주 흥미로운 자리였다. 학교에서 주로 생활하다보니 현장의 뼛속 깊은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러한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한다.”

 익산문화재단이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운영한 ‘2018 익산문화예술정책단 시민아고라’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문화자치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시민들의 문화수요를 반영한 정책의제 발굴의 필요성에 공감한 재단은 발빠르게 움직였고, 이에 호응한 시민들은 다양한 소감을 남기면서 익산문화재단을 응원했다.

 익산문화재단이 운영한 ‘시민아고라’는 3개 분과, 분과별로 10명씩으로 구성돼 여러차례 모임을 이어갔다. 이들은 자발적 신청을 통해 선발됐으며, 전문 모더레이터의 도움을 받아 지역의 의제 발굴과 지자체의 실천 과제를 원탁회의를 이어갔다.

 이는 기존 공청회 또는 정책 토론회처럼 1회성으로 마쳐 행사를 위한 행사로 끝내기 보다는 연간 운영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정책의제를 도출해 내기 위한 시도였다. 더불어 참가자 사이의 유대감을 높여, 향후에도 자발적으로 모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의 끈을 마련해 시민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자한 재단의 다부진 꿈도 한 몫했다.

 그렇게 다양한 직업과 연령으로 구성된 ‘시민아고라’는 총 3번의 모임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3개 분과는 각각 ‘제99회 전국체전 시민참여방안 제안’, ‘문화자치시대, 익산문화재단의 미래발전전략’, ‘문화로 가꾸는 일상, 익산생활문화예술동호회’등으로 나눠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제99회 전국체전 시민참여방안 제안’을 통해서는 체전과 관련한 다양한 홍보 방안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의견이 수렴됐다. 참가자들은 시민서포터즈의 활동을 체계화시켜 보다 적극적인 피드백을 원했고, 지역업체의 제품 포장에 체전 홍보를 추가하는 방안 등도 제안했다. 시민아고라가 제안한 홍보방안들은 이미 상당부분 시청에서 활용됐으며, 시청에서 운영하지 않는 부분을 추가로 제안해 추진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활동도 이어졌다.

 ‘문화자치시대, 익산문화재단의 미래발전전략’ 분과에서는 생활 속에서 문화를 자발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요구들이 있었다. 이를 테면, 특정 분야의 예술인 지원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들에 대한 재단의 지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시민들은 문화를 장르로서 이해하기 보다는 삶의 양식으로 존중하고, 나아가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문화다양성으로서의 모습을 갖추는 일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문화로 가꾸는 일상, 익산생활문화예술동호회’에 대한 논의의 자리에서는 개별 동호회간의 활동을 알아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 협력과 정보 교환 등에 대한 갈증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문화동호회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하는 자리를 마련하다보면, 동호회끼리 연개해 새로운 사업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나왔다.

이 같은 ‘시민아고라’의 활동은 지난 7월 23일 의제발표대회를 통해 갈무리 됐다. 그 결과는 결과자료집으로도 묶어 익산의 문화정책 수립을 위한 시민의 참여를 기록으로 남겨두었다. 내년, 그리고 이후에 보다 다양한 의견이 보태진다면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정책의 설계는 탄탄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별한 기대 없이 참여한 시민들도 지역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키는 한편, 익산에 대한 애정과 애향심, 그리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함께 고민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발견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진아 익산문화재단 문화정책팀장은 “문화재단의 역할이 중앙과 지역, 행정과 시민, 문화와 시민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에 충실해야한다는 판단 아래 재단은 오래전부터 지역의 문화정책 의제 발굴과 사업 추진을 시민과 함께 시행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청취하고자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위에서 내려오는 정책이 아니라 밑에서 올라가는 좋은 문화정책을 만들어가는데는 지역에서 살고 있는 시민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거창한 협의체보다는 당장 필요한 것에 대한 요구보다는 아담하게 시민들끼리 서로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익산의 미래를 디자인해나가는 일과 그 가능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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