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와 신공항 반대”를 말하는 전북 재경기업인
“크루즈와 신공항 반대”를 말하는 전북 재경기업인
  • 청와대=소인섭 기자
  • 승인 2018.10.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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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묻고 싶은 게 크루즈, 공항이 있다 해도 뭘 보러 오나. 시기상조다. 난 반대다.” 전북도가 재경 주요기업 CEO를 초청해 전북 경제위기 상황 극복을 말하는 자리에서 나온 ‘돌발사고’다.

 2일 오전 11시 35분 무렵, 용산역 비즈니스라운지. 송하진 지사는 당황했다.

 A 기업인이 “새만금신항에 크루즈가 들어와야 한다”고 말하자, 송 지사는 “규모가 작아 다시 용역 중이다. 최하 10만t 규모다”고 답했다. 그러자 B 기업인이 “뭘 보러 오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송 지사는 이에 “17개 시·도 가운데 전북이 제일 볼거리가 많다”고 했고 B 씨는 “우리끼리, 한국인끼리 하는 이야기다”고 일축했다. 송 지사는 잘 못 판단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보다 더 좋은 나라를 본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B 씨는 이어 “제일 웃기는 것이 한국인들은 전 세계가 극찬하는 곳에 가서도 ‘우리보다 못하다. 우리 음식보다 맛이 없다’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할 말이 없다”고 자조했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입씨름은 한 번 더 전개됐다. 발언권을 얻은 B 씨는 “(공항이고, 새만금이고)명분과 실적을 쌓고 선거를 앞두고(하는 사업들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대통령과 도지사도 이런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고 “세금으로 헛**한다”는 말까지 했다.

 주변에서 말렸지만 “두둔하자고 왔으면 뭐하러 왔냐”고 B 씨는 소리를 높였다.

 2015년 이후 계속해서 0%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전북의 경제지표와 일자리 감소, 생산인구 감소, 자영업자의 영업환경 악화 등을 설명한 뒤 투자에 관심 있는 기업을 발굴해 주고 기업이 도내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전북도로서는 헛심만 팽기게 한 꼴이 됐다. 특히 송 지사는 연구소가 대전 다음으로 전북(농식품, 탄소, 융복합 등)이 가장 많고, 무엇보다 새만금은 (계획단계부터 치면)40년 만에 활기를 찾게 됐다고 설명한 뒤끝이어서 아쉬움은 컸다.

 B 씨는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는 이미 과잉이란 점을 부각한 것이다. 또 정치인들의 행위는 국가와 지역을 큰 그림으로 보지 않고 오로지 (다음)선거를 겨냥한 정치행위로만 판단했다.

 위기의 전북경제를 극복하고자 마련한 자리는 ‘미스매치’현장이 됐다.

 청와대=소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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