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동시는 외워보고 따라서 써봐요
좋은 동시는 외워보고 따라서 써봐요
  • 이길남
  • 승인 2018.09.27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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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해보기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던 추석날 밤도 지나 점차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온 들판이 황금물결로 굽이칠 날이 다가온다. 본격적인 추수의 계절, 10월이 온다.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서 작은 싹이었던 잎들이 어느 새 넓어져 바람에 흔들리더니 한 잎 두 잎 노랗게 빨갛게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어간다.

가을은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무더웠던 더위가 물러가니 서늘한 바람에 누워있기도 좋고 어디라도 앉아서 좋은 책 한 권 읽으며 사색하기도 참 좋다.

높고 푸르러진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좋은 시를 떠올려봄직도 하고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언뜻 떠오르는 옛 추억의 한 장면에 잠시 머물러도 좋다.

추분을 지나면서 밤이 길어지니 그만큼 몸과 마음에 영양제를 맞은 듯 피로감도 줄고 밥맛도 좋아지는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추석연휴를 지내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실컷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정을 나누고 난 요즘은 특히 컨디션이 최고조로 좋을 때다.

아이들 역시 더 건강하고 튼튼해진 모습으로 활기찬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더욱 더 신이 나 보인다. 책을 찾아 읽으며 호기심을 풀기도 하고 모험소설을 읽으며 상상의 세계에 푹 빠지기도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가끔 동시집을 읽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매일 공책에 자신이 지은 동시 한 편을 써서 보여주기도 한다.

동시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다면 먼저 동시집에서 쉬운 동시 한 편을 골라 읽어보고 따라서 쓰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나씩 둘씩 쓰다 보면 ‘동시는 이렇게 쓰는 것인가보다’ 하고 스스로 알아채기도 한다.

동시는 어떤 형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 느낌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재미있는 표현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을 스스로 알게 하는 것이 좋다.

가을에 어울리는 동시 하나 소개해본다. 박목월 시인의 ‘다람 다람 다람쥐’라는 제목이다. 「다람 다람 다람쥐/ 알밤 줍는 다람쥐/ 보름 보름 달밤에/ 알밤 줍는 다람쥐//

알밤인가 하고/ 조약돌도 줍고/ 알밤인가 하고/ 솔방울도 줍고//」

보름달이 뜬 밤에 다람쥐 한 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알밤을 찾아다니는 귀여운 모습에 저절로 웃음을 짓게 하는 참 재미있는 동시이다.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아이와 함께 좋은 동시집을 찾아 읽어보기도 하고 새로 떠오르는 생각을 동시로 써보는 시간을 자주 가져보면 좋겠다.

 
이길남 격포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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