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성모길에서
올 추석 성모길에서
  • 김재신
  • 승인 2018.09.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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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추석 성묘길은 미묘한 차이점이 하나씩 추가됐다.

 매년 성묘를 가면 아버님을 비롯한 친척 어르신들의 만남과 1년에 1번씩 보는 타지 친척들과의 만남을 가진다. 나는 변하지 않은것 같은데 세월은 아버지를 비롯한 어르신들에게 다가오는것 같아 성묘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이번 성묘 역시 작년의 어르신이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 나 자신도 작년과 다른것 같았다. 고조할아버님의 산소에 오르는데 작년 같으면 그냥 올랐을 길을 올해는 헥헥 거리며 씨근씨근 올랐다. 어찌나 숨가쁘게 올랐던지 산소에 예를 하기 전에 색색거리며 숨을 찼었다. 나도 나이를 먹었나보다.

 그리고 산소 곳곳이 들짐승으로 인해 파헤쳐져 있고, 잔듸도 죽는 등 관리문제가 대두되자 장묘문화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자신의 무덤은 평묘든지 아니면 납골당 안치를 고민한다고 하시는 아버지 말을 듣고 작년까지만해도 할아버지와 형제분 옆에 모시기를 강력히 주장했던 생각이 올해 바뀌시는 것을 보고 세상이 변하고 있고, 이를 수용하시는 아버지의 고민이 느껴졌다.

 시간이라는 굴복할 수밖에 없는 존재에 아버지를 비롯한 친척 어르신들 그리고 나의 존재는 몸 뿐만아니라 생각 자체도 좀 더 성숙하게 만드느가 보다. 이번 추석 성묘길에 또 느끼게 됐다.

  김재신 / 전주시 송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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