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형 로컬푸드 농민·도시민 상생모델로 우뚝
전북형 로컬푸드 농민·도시민 상생모델로 우뚝
  • 김장천 기자
  • 승인 2018.09.2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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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 농민이 직접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로컬푸드 직매장이 있어 가능해졌습니다. 당연히 책임성과 보람이 뒤따르더군요. 그리고 계절별·날짜별 데이터화 돼 있어 수급조절도 가능하고, 더 나아가 안정적인 판로를 통한 수익을 바탕으로 장래를 설계할 수 있어 삶의 질도 향상됐습니다. 이게 바로 1석 3조죠”.

 완주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 오픈 초창기 때부터 직접 재배한 채소류를 납품하고 있는 김회술(64)씨.

 그의 하루 시간표는 로컬푸드직매장에 맞춰져 있을 정도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당일 납품할 파, 시금치, 상추, 열무, 배추 등의 다듬기와 포장을 시작해 직매장 오픈 시간인 오전 6시 30분에 직매장에 도착해 진열을 마치며 하루를 시작한다.

 집에 도착해서도 직매장과의 연결고리는 여전히 남아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틈틈이 직매장 판매현황을 체크한다. 그리고 판매가 거의 완료될 기미가 보이면 또다시 채소류를 싣고 직매장으로 향한다.

 그는 “어떤 날은 하루 2~3번 직매장을 찾기도 한다. 내가 기른 채소를 사가는 고객을 보면 힘이 절로 난다”며 “공판장에 내놓는 것보다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이 ‘대한민국 로컬푸드 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생산 농민과 도시민의 상생 모델로 우뚝 서고 있다.

 ‘얼굴 있는 먹을거리’를 표방하며 시작한 전북형 로컬푸드가 ‘생산자에겐 안정적인 소득, 소비자에겐 안전한 밥상’으로 정착하면서 ‘농촌형→중소도시형→대도시형’으로 업그레이드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전국 최초로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사업 본격 시작 이후 올 8월말 현재 17개 농협에서 24개소(독립매장, 하나로마트내 샵인샵18)로 대폭 확대 운영 중이다.

 매출 현황을 보면, 2015년 13개소에서 연 312억원을 기록한 이래 2016년에는 15개소 376억원, 작년 20개소 495억원 등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는 26개소 600억원(추정)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컬푸드직매장이 지역 농업인의 신규 출하처 역할 및 소득 창출 기회로 적극 활용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작년 기준 로컬푸드 직매장을 이용하고 있는 농민 6천87명이 4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700만원의 소득을 올린 셈이다.

 특히 로컬푸드직매장이 기존 농산품 직거래를 넘어 6차 산업 및 사회적 기업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특화상품을 중심으로 가공식품, 생필품 등을 공동개발하거나 베이커리, 카페, 농가레스토랑 등 복합유통 공간화를 꾀하고 있다.

 

 완주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의 경우 지난 2012년 4월 전국에서 최초로 설립돼 현재에는 도·농상생터, 로컬·북카페, 체험장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농축산물과 생필품, 가공식품 등 500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참여 농가도 초창기 50여 농가에서 현재는 700여 농가(가공 70여 농가 포함)가 참여하고 있다.

 매출현황도 눈부시게 성장했다. 오픈 첫해 59억원을 기록한 이래 매년 신장세를 이어가면서 작년에는 122억7천만원을 올렸고, 평균 고객 수는 1천300명을 웃돌았다.

 특히 지역과 연계한 6차 산업 활성화로 전국에서 매년 500~900여 단체 및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을 정도다.

 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도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2014년 7월 지역 농업인과 농협이 주관해 ‘지역주민 스스로 자신의 삶터를 가꾼다’라는 개념으로 탄생한 후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직거래 출하채널 확대와 6차 산업모델(가공+판매+농가레스토랑+체험교실) 구성을 통해 지역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동김제 로컬푸드직매장의 하루평균 3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고, 농가레스토랑과 베이커리(김제쌀 및 우리밀 사용), 체험교실 등도 각광을 받고 있다.

 

 출하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 구축을 위한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전북농협은 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과 안전성 관리 업무협약을 맺고 직매장 납품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체계를 구축해 부적격 농산물 유통을 사전 차단으로 소비자 신뢰 제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2억9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각 시·군 지자체와의 협력사업 추진으로 농산물의 생산-출하-유통단계’ 전반에 걸쳐 잔류농약 검사 등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유재도 전북농협 본부장은 “로컬푸드직매장 운영으로 지역내 인력의 직·간접 고용효과와 함께 출하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기반 마련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농협의 사회공헌 이미지 제고를 위한 6차산업화 추진과 더불어 사회적기업과 적극 제휴를 통한 신규 상품 발굴 및 확대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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